박혜정 단장, “클래식을 좀더 재밌게, 친한 친구처럼!”

‘수원시민과 함께하는 가을 음악 산책’이 25일 저녁 경기도문화의전당 아늑한소극장에서 열렸다.

이날 음악 산책은 클래식앙상블(단장 박혜정)이 주최했다. 오엔문화기획에서 주관했다. 수원문화재단, 경기도음악협회, 수원시음악협회, 경기타임스가 후원했다.

클래식앙상블은 2014년에 창단됐다. 올해가 벌써 4번째 공연이다. 작곡, 성악, 관·현, 피아노 등 클래식 전문연주인 36명으로 구성됐다. 솔리스트 활동과 더불어 예술계, 중·고등학교 및 대학 강단에서 후진 양성에 힘을 쏟고 있는 전·현직 출강교수들이다. 클래식 대중화를 위해 관객이 즐겁고 편안하게 공감할 수 있는 연주내용으로 음악회를 기획하고 있는 전문연주단체이다.

첫 무대는 ‘Happy Birthday’로 꾸며졌다. 아마도 지구상에서 가장 많이 부르는 생일 축하 노래일 것이다. 누구에게나 친근한 이 멜로디를 바흐, 하이든, 모차르트, 베토벤, 브람스, 슈만, 드보르작, 바그너, 레게 등의 유명한 작곡가들의 스타일과 폴카, 왈츠, 영화음악, 재즈, 탱고, 헝라리풍 춤곡들로 재미있고 위트있고 잔잔하면서도 때론 웅장하게 울려퍼졌다. Peter Heidrich가 Thema와 14개의 변주곡으로 구성했다. 보통 오케스트라, 피아노 트리오, 현악 4중주 등 여러 가지 악기로 연주하는데, 이날은 피아노 1대로 피아니스트 이난주, 윤복경이 연주했다.

나운영의 ‘아! 가을인가’와 오페라 ‘루살카’ 중 ‘달에게 보내는 노래’를 피아니스트 이윤정의 반주에 맞춰 소프라노 김혜선이 불렀다. 체코의 작곡가 드로르작의 오페라 루살카는 그의 9편의 오페라 작품 중 가장 수작으로 꼽히는 작품이다. 1900년에 작곡되어 그 이듬해에 프라하에서 초연됐다. 인어공주로 잘 알려진 모티브를 차용한 내용으로 인간 왕자를 사랑하게 된 물의 요청 루살카의 슬픈 사랑 이야기를 그리고 있다. 1막에 나오는 여주인공 루살카의 ‘달에게 보내는 노래’는 사냥을 나온 왕자를 사랑하게 된 루살카가 달을 보며 자신의 사랑을 전해 달라고 부탁하는 내용의 아름다운 아리아이다.

‘가면 무도회 중 왈츠’와 ‘칼의 춤’이 피아니스트 김현경, 서영미의 연주로 재탄생했다. 가면 무도회는 러시아 작곡가 하차투리안의 발레음악이다. 1939년 작곡된 ‘가면 무도회’는 19세기 초 모스크바 극장에서 공연된 러시아의 문호 레르몬토프의 동명 희곡을 위해 만들어진 발레음악이다. 1943년 피아노를 위한 모음곡으로 편곡된 이 작품은 총 5곡으로 왈츠, 녹턴, 마주르카, 로망스, 캘롭을 포함하고 있다. 다양한 색채와 이국적인 분위기, 그리고 에너지가 넘친다. 이 모음곡은 정열적인 축제 분위기를 연출하고 있는데, 특히 왈츠는 정제된 슬픔의 분위기에서 미끄러지듯이 춤을 추는 느낌을 준다. ‘칼의 춤’은 1942년 작곡된 발레음악 ‘가야네’에 속한 작품이다. 여주인공 ‘가야네’가 나쁜 짓을 하는 남편을 고발하고, 그것을 알고 그녀를 죽이려는 남편으로부터 구해주는 경비대장과 재혼한다는 줄거리이다. 칼의 춤은 화려하고 정열적이며, 생명력 넘치는 리듬으로 작품 전체에 팽팽한 긴장감을 주고 있다. 또한 민족성을 기초한 강렬한 토속적 야성미가 돋보인다. 세계적으로 많은 사랑을 받는 하차투리안을 대표하는 걸작 중 하나이다.

‘드로르작의 피아노 5중주 A장조 2번 1악장, 3악장’을 피아니스트 한지현, 바이올리니스트 김예지, 김나형, 비올리스트 서진주, 첼리스트 노안나가 연주했다. 피아노 5중주는 1887년 작곡돼 1888년 1월 프라하에서 초연됐다. 원래 드보르작이 초년에 썼던 곡인 피아노 5중주 가장조를 재해석하고 다시 고쳐서 발표한 곡이다. 그는 처음 곡을 단순히 재해석한 것이 아니라 거의 새로운 곡을 작곡하다시피 하여, 현대에 알려진 지금의 형태의 작품을 만들어냈다. 이 작품은 드보르작의 고향인 체코의 민속음악과 드보르작 자신의 서정주의적 형식을 혼합한 모습을 띄고 있다. 특성상 드보르작은 민속적 멜로디를 살리는 기법을 사용했다. 1악장에서는 첼로와 비올라의 서정적인 멜로디가 중심적이며, 3악장에서는 빠른 박자의 보헤미안 춤이 주제로 나타난다. 특히 1악장은 JTBC 인기드라마 ‘밀회’의 한 장면에 OST로 삽입되어 우리에게 친숙한 곡이기도 하다.

김동진의 ‘신 아리랑’과 스페인의 작곡가 차삐의 ‘까르셀레라스’를 피아니스트 이윤정의 반주에 맞춰 소프라노 김미성이 열창했다. ‘신 아리랑’은 작곡가 김동진이 시인 양명문의 시를 아리랑 민요를 기초로 한 국민주의 양식의 아름다운 선율로 재해석한 가곡이다. 가을이 지나도 돌아오지 않는, 봄에 만나 헤어진 님에 대한 사뭇친 그리움과, 그 그리움의 초연함을 노래한다. ‘까르셀레라스’는 오페라와 유사한 스페인의 음악극인 사르수엘라 ‘세베데오의 딸들’이라는 작품 중에 나오는 소프라노 아리아이다. 사랑하는 사람에 대한 칭송을 내용으로 한 이 곡은 느린 템포와 빠르고 경쾌한 템포가 잘 어우러진 스페인 특유의 플랑멩코 양식의 곡이다.

요한 스트라우스의 ‘박쥐 서곡’이 피아니스트 이성희와 박혜정의 연주로 마지막 무대를 장식했다. ‘박쥐 서곡’은 왈츠의 황제로 불리는 요한 스트라우스의 3막으로 이뤄진 오페레타 작품이다. 그의 특기인 왈츠나 폴카로 이루어져 있으며 줄거리의 흥미로움과 함께 음악의 즐거움을 만끽케 해주는 작품이다. 박쥐는 1874년 빈에서 초연됐다. 박쥐로 분장한 파르케 박사가 전체 내용을 이끌어 가기 때문에 ‘박쥐’라는 제목이 붙었다. 곡은 먼저 관현악 총주에 의해 힘차고 화려한 서곡으로 시작한다. 이를 오보에가 이어받고 제2막 끝에 종소리가 울린다. 알레그로로 템포가 바뀌면서 본곡으로 진입한다. 전체적으로 활력이 넘치는 매력적인 곡으로, 이날은 1대의 피아노로 연주했다.

박혜정 단장은 “클래식하면 관객들이 좀 어렵다, 나하고는 상관없다, 이해하기 힘들다, 모르겠다 하는 분들이 많다”며 “클래식을 좀더 친근하게, 좀더 쉽게, 좀더 재밌게, 친한 친구처럼 접할 수 있도록 만들어보자고 클래식앙상블을 창단했다”고 말했다.

박 단장은 이어 “이번 가을 음악 산책도 여러분과 쉽게 공감하고 소통할 수 있는 무대로 만들었다”며 “주말 저녁시간이 결코 헛된 발걸음이 아니라 즐겁게 감상하고 클래식 연주와 함께 소통할 수 있는 시간이 되길 바란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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