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홍성규 화성노동인권센터 소장.
지난 5일 화성시의회는 제155회 임시회를 열어 부의장과 4개 상임위원장을 선출하고 제7대 후반기 원 구성을 마쳤습니다. 6월 임시회에서 후반기 의장을 선출한 이후 무려 한 달이 넘도록, 3차례의 임시회 동안 10번이 넘는 본회의 끝에 가까스로 원 구성에 성공(?)한 셈입니다.

그런데, 그렇게 선출된 의장, 부의장, 4개 상임위원장이 모두 더불어민주당 소속의 의원들입니다. 비례대표의원 2명을 포함하여 모두 18명에 이르는 화성시의원들이 모두 더민주 소속인 걸까요? 63만 화성시민의 뜻을 대변한다는 화성시의회에 대체 무슨 일이 있었던 것일까요?

이런 파행은 처음이 아닙니다.

당선 직후인 2014년 전반기 원 구성 때도 똑같았습니다. 당시 선거 결과, 화성시의회는 새누리당 소속 9명, 더민주 소속 9명으로 팽팽한 균형을 이뤘습니다. ‘어느 당도 독주하지 말고 서로 협의, 소통하여 상생의 정치를 꾀하라’는 화성시민들의 뜻이었지요. 그러나 시작부터 양당 모두 이런 화성시민의 민의를 철저히 부정했습니다.

‘합의와 상생’이라는 가치 대신 ‘끝까지 대립하여 밀어붙이기’를 택한 것입니다. 먼저 밀어붙인 쪽은 새누리입니다. 거듭되는 표결에도 동표가 나오면 연장자를 우선한다는 시의회 규정에 따라, 더 연장자였던 새누리 후보가 당선될 것이라는 계산 아래 ‘끝까지’ 밀어붙였는데 결과는 더민주 후보의 당선이었습니다.

막판 투표에서 새누리에서 이른바 ‘반란표’, 무효표가 1표 나온 것입니다. 그래서 ‘9:8:1’의 결과로 더민주 소속의 시의장이 선출되고 이후 부의장은 새누리로, 4개의 상임위원장은 2개씩 나눠 갖게 됩니다.

그로부터 2년이 지나 다시 후반기 원 구성을 해야 할 올해 6월, 상황에 변동이 생깁니다. 새누리 소속이었던 김정주(나선거구, 우정·장안·팔탄) 의원이 새누리를 탈당해 더민주로 당적을 옮긴 것입니다. ‘9:9’였던 상황이 ‘10:8’로 바뀐 것이죠.

이번에는 표의 우위를 점한 더민주가 밀어붙여 지난 6월 임시회에서, 새롭게 더민주 소속이 된 김정주 의원이 시의장으로 당선되고 새누리 의원들이 선출 직후 전원 퇴장하면서 엊그제까지 근 40여 일간 시의회의 파행 사태가 이어졌습니다.

결과적으로 새누리는 선출된 시의장의 사퇴를 요구하며 모든 직책을 거부하겠다는 입장을 표명했고, 이미 자체로 과반수를 넘긴 더민주 10명의 의원들끼리만 모여서 부의장 이하 4개 상임위원장까지 선출을 마치게 된 것입니다.

양당 모두 시민들에게 자신들의 행태에 대하여 변명하기 급급합니다. 새누리는, 당적 변경으로 시의장직에 선출된 상황 관련하여 ‘정치적 도의’를 운운합니다. 그러나 명분이 있으려면 애초 시의장 선출 과정부터 일관되게 문제를 제기했어야 합니다. 더민주 내의 반란표를 기대하여 선출 투표에는 임했다가 결과가 마음에 들지 않자 몽니를 부린다는 세간의 비판에 할 말이 없습니다.

더민주는, 새누리의 강경한 입장에 더 이상 하반기 원 구성을 미룰 수 없어 불가피한 조치라고 합니다. 그러나 누가 보더라도 더민주 일색의 원 구성이 합리적으로 보일 리 만무합니다. 이런 파행 사태에서도, 새누리가 거부한 부의장직을 서로 차지하겠다고 더민주 내부에서 볼썽사나운 다툼까지 있었다니, 그야말로 우리 시민들의 입장에서는 기가 막힐 노릇입니다.

참으로 개탄스럽습니다. 거대 양당이 자리다툼에만 골몰하며 진흙탕 싸움만 일삼고 있는 그 어디에, 우리 화성시민들의 이익이 존재하는지 알 수가 없습니다.

‘9:9’든 ‘10:8’이든, 화성시민의 민의는 다르지 않습니다. 팽팽한 균형 속에서 서로 협의하고 소통하여 의정활동을 제대로 만들어가라는 것입니다. 그러나 양당 모두 이런 민의를 철저히 무시하고 오직 당리당략에만 집착하여 사상 초유의 파행 사태를 빚었습니다.

후반기 원 구성은 그 상황 자체만으로 끔찍한 파행입니다. 더민주 소속 시의원 10명만으로 원 구성이 마무리됐고, 4개 상임위원회 간사 자리까지 모두 더민주가 독식했습니다. 박근혜 대통령과 청와대의 ‘불통 정치’ 뺨치는, 화성시의회 두 정당들의 ‘불통 정치’가 아닐 수 없습니다. 도대체 누가 ‘똥 묻은 개’이고 누가 ‘겨 묻은 개’인지 분간조차 어렵습니다.

이런 시의회 상황에서, 앞으로 2년 간의 의정활동이 제대로 진행될 수 있을까요?

이제 100만의 메가시티로 도약한다는 우리 화성시에서 제대로 챙겨봐야 할 문제가 얼마나 많겠습니까? 얼마 전 시 전체를 떠들썩하게 했던 지방재정 개편사태도 아직 마무리가 되지 못했고, 최근에는 수원 군공항 이전 문제까지 곧 불거질 것이라는 소문도 있습니다.

‘시민은 안중에도 없이 이전투구에만 혈안이 된 화성시의회의 파렴치한 행태’를 속수무책으로 지켜봐야만 하는 우리 시민들의 가슴은 까맣게 타들어갑니다. 역대 최고의 폭염이라는 이번 여름보다 ‘화성시의회의 파행 사태’가 훨씬 더 끔찍한 이유입니다.

더민주와 새누리, 양당 모두의 통렬한 각성과 반성을 강력하게 촉구합니다. 그리고 또한 잊지 말아야 합니다. 제대로 된 시민의 대표자들을 뽑지 못했을 때 어떤 불행한 사태가 빚어지는지 똑똑히 기억해두어야 합니다. 이제 2년 후인 2018년에는, 다시 ‘지방선거’의 계절이 돌아오기 때문입니다. 
 

홍성규

화성노동인권센터 소장
화성민주포럼 대표
화성희망연대 공동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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