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박완규 경기과학고등학교 교장

▲ 박완규 경기과학고 교장. ⓒ뉴스Q 송수진 기자

“과학자는 좋아하는 것을 평생하는 사람이에요.”

의외의 답이 돌아왔다. 일단 과학자는 당연이 천재이거나 아니면 명문대 출신의 사람일 줄 알았다. 대한민국 최초의 과학고, 세계 최고의 영재학교로 도약하는 경기과학고등학교 박완규 교장의 말이다.

‘2016 수원 피노키오 기자 꿈의 학교’ 기자단이 지난 6월 22일 오후 수원시 장안구 경기과학고에서 박 교장을 만났다.

박 교장은 이어 “만약 새로운 블랙홀을 찾고자 한다면 평생을 바쳐 관찰하는 사람만이 그 일을 할 수 있는 것”이라며 “알고 싶은 게 있다면 그것을 좋아해야 하고, 그래서 평생 할 수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박 교장은 세계적으로 잘 알려진 천재 물리학자 아인슈타인을 예로 들었다. “아인슈타인도 학창시절 낙제생이었고 대학교도 낙방해 재수 끝에 들어갔다. 대학교에 들어가서도 공부에 흥미가 없어서 성적이 나빴다”고 말했다. “늘 시간과 공간이란 무엇인가를 생각한 것뿐”이라고 했다.

심지어 박 교장은 “1등을 하면 좋은 점도 있지만 나쁜 점이 더 많다”고 말했다. 친구들도 시샘을 하고, 계속 1등을 해야 한다는 부담도 스트레스고, 늘 1등만 하다가 2등을 하면 창피할 수도 있다는 얘기다. “‘1등이 그것도 몰라?’ ‘명문대생이 그것도 못해?’ 하는 소리를 들을 수도 있다”고 덧붙였다. “인생이 고통”이라고까지 했다. 마치 그의 인생 경험에서 우러나오는 말처럼 느껴졌다.

▲ 경기과학고 박완규 교장. ⓒ뉴스Q 송수진 기자

그래서 박 교장은 “경기과학고 학생들은 평소에도 잘 논다”고 귀띔했다. “경기과학고에는 평생 1등만 하던 학생들이 모인다”며 “그러나 여기에서도 1등이 있고 꼴찌가 있다”고 말했다. 이 때문에 더더욱 “학교는 즐거워야 한다. 즐기면서 하는 사람으로 키우려고 한다”며 “서울대나 카이스트 같은 대학에 몇 명 진학하느냐 따지는 것은 중요하지 않다”고 했다.

박 교장은 경기과학고의 교목인 ‘담쟁이’에 대한 이야기도 들려줬다. ‘담쟁이’인 이유 역시 ‘영재학교’로 불리는 경기과학고의 특성 때문이다. 박 교장은 “담쟁이는 낮지만 천천히 조금씩 올라가서 결과적으로는 제일 높이 올라간다”며 “서로 엉켜서 같이 올라간다. 더불어 함께 최고 높이까지 올라간다”고 말했다.

특히 박 교장은 “잘난 사람들 중에, 사회지도층 중에 자기만 잘 살겠다고 하는 사람이 있다”며 “그렇게 되면 그 사회가 망가진다”고 우려했다. “함께 잘 살자는 리더가 최고다. 그런 사람에게 친구가 생기고 그런 사람이 큰 인물이 된다”고 말했다.

경기과학고에 입학하고 싶다면 무엇을, 어떻게 준비해야 할까? 박 교장의 답은 간단명료했다. “과학을 좋아해야 한다.” 성적이 중요한 게 아니라는 얘기다. 박 교장은 “과학이 좋은 사람이 계속 관심을 가지고 책을 읽고 도전하다 보면, 어느 날 사람들에게 재능 있다고 인정받게 되어 있다”고 거듭 강조했다.

박 교장의 뇌리에 졸업생 중에 가장 기억에 남는 학생은 없다. 모든 졸업생이 기억에 남아 있을 뿐이다. 그리고 “공부 잘하는 학생보다 아주 인간성이 좋은 학생이 준 감동은 더 기억에 남는다”고 말했다. “결국 높은 자리까지 올라가는 사람은 그런 사람들”이라고 했다.

▲ 피노키오 기자단과 박완규 경기과학고 교장. ⓒ뉴스Q 송수진 기자

 

저작권자 © 뉴스Q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