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안영욱 6.15경기본보 홍보위원.
비바람이 거세게 일어났던 2016년 6월 15일 수요일은 통일의 옥동자, 통일의 이정표라 했던 6.15공동선언이 발표된 지 16주년을 맞는 날이다. 이날 남북해외는 개성에서 모여 기념행사를 하려 했으나 박근혜 정부의 불허로 파주 임진각에서 남측 민간인들만의 행사로 조촐하게 진행하였다.

2000년 남북 두 정상이 평양 순안공항에서 서로 웃으며 악수를 했을 때는 모든 언론에서 대서특필하고 모든 국민들이 감격의 눈물을 흘리고 통일에 대한 지지가 90%를 넘었는데 16년이 흐른 지금 무슨 일이 있었길래 통일에 대한 국민들의 관심은 사라지고 통일에 대한 부정적 생각을 하는 사람들이 늘어나게 되었을까? 도대체 무슨 일이 있었길래 그런 것인가?

이명박, 박근혜 정부는 8년 내내 북을 조금만 더 압박하면 곧 붕괴할거라는 믿음으로 계속 제재를 외쳤다. 하지만 북은 여전히 붕괴되지 않았고 붕괴의 조짐도 나타나지 않고 있다. 물론 북한에게 제재의 영향이 전혀 없지는 않을 것이다. 하지만 그것이 붕괴로 이어질 가능성은 거의 없어 보인다. 북한 붕괴설은 90년대 초반 사회주의권이 붕괴하면서 북한도 곧 망할 거라고 했다.

특히 3,3,3이라고 해서 94년 김일성 주석이 사망했을 때 북한은 3일, 아니면 3개월, 아무리 늦어도 3년 안에는 붕괴할 것이라고 많은 전문가, 언론이 떠들었지만 북한은 붕괴하지 않았다. 90년대 중후반 고난의 행군시기 때 아사자가 그렇게 많이 나왔지만 붕괴하지 않았다. 또한 2011년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죽었을 때도 나이 어린 김정은 위원장이 2012년 집권을 했을 때도 북한은 곧 망한다고 정부가 앞장서서 이야기 했지만 북한은 망하지 않았다.

여러 차례의 핵실험과 장거리 로켓 발사로 유엔의 제재를 받고 있지만 북한은 2013년 이후 지속적인 플러스 경제성장을 하고 있다. 26년간 아니 66년간 북을 제재했는데도 붕괴하지 않았다면 이제는 다른 방법을 써야 하는 것이다. 북한 붕괴에 근거한 대북정책은 이제 바뀌어야 한다. 여름부터 사과나무 밑에서 사과가 떨어지길 기다리며 입 벌리고 있는 사람을 우리는 정상적인 사람이라고 보지 않는다.

또한 이명박, 박근혜 정부는 북한이 먼저 핵을 포기하겠다는 진정성 있는 행동을 보여야 북과 대화할 수 있다고 하는데 이는 순서가 바뀐 것이다. 북한은 50년대부터 미국의 핵위협에서 살아남기 위해 자위적 차원에서 핵을 만들었다고 주장한다. 땅 덩어리도 작고 인구도 작고 경제력도 미국과 비교되지 않는 북한이 미국의 핵위협에서 자신을 지킬 수 있는 것은 오직 핵 밖에 없다고 굳게 믿고 있는데, 그들 보고 먼저 핵을 내려놓으라고 하면 그들이 과연 먼저 내려놓을까?

북한에게 있어서 핵은 자신들의 생존에 관한 문제이기 때문에 생존에 관한 문제가 완전히 해결되지 않을 경우 절대로 핵을 포기하지 않을 것이다. 그런데 핵을 포기하는 진정성 있는 행동을 먼저 보여야 대화를 하겠다는 것은 대화를 안 하겠다는 것이고 미국의 전략적 인내와 같은 것이다. 다시 말해서 제재 외에는 아무것도 안 하기인 것이다. 하지만 그 결과 한반도 전쟁의 위기는 매해 반복되고 있고 해가 갈수록 핵전쟁의 불안감은 높아가고 있다.

방법은 대화 밖에 없다. 대화를 통해 높아진 핵전쟁의 불안감을 낮추고 교류, 협력을 통해 평화의 안전핀을 다시 꽂아야 한다. 다시 말해서 5.24조치를 해제해서 금강산관광, 개성관광, 개성공단을 아주 빨리 재개하는 것이다.

제재는 돈과 힘이 많이 들지만 대화는 돈과 힘이 많이 안 든다. 그저 상대방을 인정하고 말대 말, 행동대 행동으로 신뢰를 쌓아가기만 하면 되는 것이다. 제재는 전쟁의 지름길이고 대화는 평화의 지름길이다.

우간다에 가서 북한과 관계를 끊으면 경제적 지원을 하겠다고 하거나 쿠바와 수교를 맺어 북한을 외교적으로 고립시키겠다고 힘 쓰는 것보다 개성공단을 재가동하면 힘도 덜 들고 오히려 우리 경제에 더 도움이 되는 것은 누구나 다 아는 사실이다.

우리의 평화는 못 보고 북한 붕괴만 좇는 어리석은 행동을 그만 멈추길 바란다.

 

저작권자 © 뉴스Q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