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천막농성 중인 학비노조 경기지부 박미향 지부장

▲ 비장한 표정을 짓고 있는 학비노조 경기지부 박미향 지부장. ⓒ뉴스Q 장명구 기자

학교비정규직 노동자들이 오는 9일 무기한 총파업에 들어간다. 정기상여금 100만원 지급 등 10대 요구안을 관철하기 위해서다.

전국학교비정규직노동조합 경기지부(학비노조 경기지부) 역시 총파업 준비에 여념이 없다. 학비노조 경기지부는 지난달 17일 경기도교육청 현관 앞에서 정기상여금 100만원 쟁취, 임금단체협상 투쟁 승리, 교육공무직법 제정 등을 요구하며 ‘10대 요구안 쟁취를 위한 6월 총파업 투쟁 선포 기자회견’을 열었다.

경기도교육청 정문 앞에 천막농성도 진행하고 있다. 매일 아침, 점심, 저녁 1인시위 등 홍보활동을 벌이고 있다.

천막농성 16일째인 1일, 천막농성장에서 학비노조 경기지부 박미향 지부장을 만났다.

학비노조 경기지부가 내건 10대 요구안은 무엇일까?

우선 정기상여금 100만원 지급이다. 지난 2014년 11월 초에도 이곳에서 박 지부장을 만난 적이 있다. 당시에도 박 지부장은 똑같았다. 총파업을 준비하고 있었고, 천막농성을 하고 있었고, 게다가 삭발까지 했었다. 여러 가지 요구안이 있었지만, 그 중에서도 ‘상여금 0원’이 가슴 아프게 다가왔었다. “이것이 학교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처참한 현실이에요!”라고 절규하던 그의 목소리가 아직도 생생하기만 하다.

“가장 공통적이면서도 중요한 요구안은 정기상여금 100만원 쟁취예요. 정규직은 별의별 상여금을 다 받아요. 문제는 이재정 교육감이 진보교육감임에도 단 한푼도 없다는 겁니다.”

몇 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상여금 0원’이라니? 귀를 의심하지 않을 수 없었다.

나머지 요구안도 중요하기는 매한가지였다. 그래도 너무 많으니 그 중 중요한 거 몇 가지만 뽑아 설명해 달라고 하니, 박 지부장은 “각 직종별 요구 가운데 가장 쟁점이 되고 있는 심각한 내용만 압축한 것”이라며 “그래서 하나도 뺄 것이 없다”고 잘라말했다.

영양사, 조리실무사, 행정실무, 교무실무, 전산실무, 과학실무, 사서, 돌봄교사 등 무려 7~80여 직종이나 된다고 했던가? 각 직종별로 요구안을 하나씩만 내도 7~80여 가지는 돼야 하는 셈이다. 그러니 “하나도 뺄 것이 없다”고 할 수밖에.

두 번째가 직종별 수당 인상(사서 특수직무수당)·신설(특수교육지도사 직무수당, 과학·교무·행정 직무수당 등) 및 토요일 전면 유급화다. 세 번째가 초등보육전담사 및 유치원방과후전담사 임금체계 단일화다. 네 번째가 구육성회 호봉 재획정 및 상한 철폐다.

다섯 번째가 wee 클래스·wee 센터 전문상담사 등 전 직종 처우개선비 지급이다. 여섯 번째가 고등급식실 기본급 인상 및 2, 3식 수당 지급이다. 일곱 번째가 급식실 배치기준 문제 해결, 교무·행정·과학·구육성회 정원 확보다.

여덟 번째가 직종별 요구안 및 단체협약 요구안 쟁취다. 아홉 번째가 교육공무직법 제정 및 인건비 교육청 직접 지급이다. 열 번째가 누리과정예산 전액 정부예산 편성이다.

특히 ‘교육공무직법 제정’하라는 요구도 눈에 띈다. 바로 비정규직을 정규직으로 전환하는 내용을 담고 있는 법안이다.

경기도교육청과 교섭은 좀 진행되고 있을까? 박 지부장은 “경기도교육청은 늘 ‘논의해 보겠다’ ‘검토해 보겠다’ ‘예산이 없다’는 말뿐”이라고 일갈했다. “마치 무뇌아처럼 생각이 없는 듯하다”고도 했다.

아무튼 학비노조 경기지부는 오는 9일 경기도교육청 앞에서 총파업 출정식을 연다. 노동조합의 힘은 쪽수에서 나온다고 했다.

“집회신고 인원만 5천명이에요.” 박 지부장은 “오늘(1일)까지 집계된 참가 조합원수만 3천명을 훌쩍 넘어섰다”고 귀띔했다.

끝으로 박 지부장은 “학비노조 경기지부는 진보교육감인 이재정 교육감 당선에 확실히 기여했다”며 “그런 만큼 진보교육감답게 교섭에도 임해야 한다. 예산도 편성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나 “학비노조 경기지부 입장에선 늘 유감”이라고 했다.

“모든 수단과 방법을 동원해 총파업 투쟁을 승리로 이끌겠습니다.” 박 지부장은 작은 주먹을 굳게 쥐어보였다.

지난해 학비노조 경기지부는 전국적으로 진행된 총파업에 극적(?)으로 동참하지 않았다. 이재정 교유감이 급식비 8만원 지급, 정규직 기본급 대비 3.7% 임금 인상 등 성의를 보여 총파업을 유보했던 것이다.

올해도 학비노조 경기지부의 ‘총파업 유보’를 기대할 수 있을까? 이제 그 공은 경기도교육청에, 진보교육감인 이재정 교육감에게 넘어가 있는 듯하다.

▲ 1인시위를 하고 있는 학비노조 경기지부 박미향 지부장. ⓒ뉴스Q 장명구 기자

▲ 홍보활동을 하고 있는 학비노조 경기지부 박미향 지부장. ⓒ뉴스Q 장명구 기자

▲ 홍보활동을 하고 있는 학비노조 경기지부 박미향 지부장. ⓒ뉴스Q 장명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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