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은머리물떼새, 괭이갈매기 등 산란... “화성시, 농섬 개발 계획 유보해야”

▲ 화성환경운동연합 화성 물새 번식·서식 현황 조사단. ⓒ뉴스Q

화성시 우정읍 매향리 농섬에 천연기념물인 검은머리물떼새, 괭이갈매기 등 물새들이 번식하는 것으로 확인돼 매향리평화생태공원 조성 계획상의 농섬 개발 계획을 유보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왔다.

3일 화성환경운동연합에 따르면, 환경운동연합은 지난 5월 26일 매향리 농섬(웃섬 포함) 물새 번식 현황을 조사했다. 그 결과 괭이갈매기 네 쌍과 검은머리물떼새 세 쌍의 번식을 둥지와 알로 확인했다. 흰뺨검둥오리의 산란 둥지는 총 26군데 발견했다. 흰물떼새 알자리도 포착했다.

이번에 번식이 확인된 검은머리물떼새는 멸종 위기(2급) 야생 생물이며 천연기념물 326호다. 갯벌이 매립되고 오염되면서 서식지와 먹이원이 사라져 멸종 위기에 처해 있다. 이번 조사에서 확인한 검은머리물떼새의 번식 둥지는 세 개였지만, 동행 조사한 조류 전문가 서정화 대표(야생조류교육센터 그린새)는 총 7쌍까지 번식하는 것으로 보았다.

괭이갈매기 번식 확인 역시 뜻깊은 수확이다. 갈매기가 흔한 텃새임에도 의미가 있는 것은 저어새가 번식할 가능성을 점치게 하기 때문이다.

저어새는 보통 갈매기 번식지를 일부러 찾아 곁에 보금자리를 튼다. 종종 자신의 알을 훔쳐 먹는 갈매기의 습성을 알면서도 공생하는 것은, 그들이 천적과 싸워 주는 강력한 동맹이 되기 때문이다. 저어새는 전 세계 2,700여 마리만 남은 국제적 멸종위기종(1급)이자 천연기념물 205호다. 번식 환경이 약간 다르지만 천연기념물 361호 노랑부리백로도 농섬에 자리 잡을 가능성이 있다.

이번 조사를 제안하고 함께한 조류 전문가 서정화 대표(야생조류교육센터 그린새)는 “사람 사는 마을에서 이렇게 가까운 섬에 갈매기가 번식하는 사례는 많지 않다”며 “농섬 여건으로 볼 때 갈매기 번식은 저어새 번식으로 이어질 수 있을 거라 기대한다”고 말했다.

서 대표는 이어 “이 모든 것이 그 자체로 환경, 생태적 가치뿐 아니라 관광자원으로도 손색이 없다”며 “하지만 농섬의 생태가 자리 잡기 전에 개발을 한다면 저어새가 오기는커녕 이미 있던 새들도 모두 떠날 것이다. 그땐 후회하기에 늦다”고 강조했다.

화성환경운동연합 정한철 사무국장은 “매향리평화생태공원 조성 계획에 농섬 전망대 설치가 있다”며 “이런 소중한 곳에 전망대 설치가 타당한지 철저한 검토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정 사무국장은 “전망대보다는 내년 식목일 농섬에 나무를 심어 갈매기가 번식하기 좋은 환경을 만들어 줄 필요가 있다”며 “화성시에 제안할 생각이다. 그러면 몇 년 뒤 농섬에 저어새까지 번식하게 되고, 매향리와 농섬은 인간과 자연이 공존하는 평화와 생태의 마을로 평가받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매향리 평화생태공원의 완성도와 가치 역시 높아질 것”이라고 했다.

한편 화성시 우정읍 매향리 일대는 지난 1953년부터 미공군 국제폭격장으로 폭격연습이 끊이질 않았다. 주민들과 국민들이 하나로 힘을 합쳐 폭격장 폐쇄운동을 벌여 2005년 5월 31일 폭격장이 폐쇄됐다.

▲ 검은머리물떼새 한 쌍. ⓒ뉴스Q

▲ 괭이갈매기 알. ⓒ뉴스Q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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