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문영희 6.15경기본부 홍보위원.
6.25 전쟁은 올해로 66년째다. 이 전쟁은 중세 때 영국과 불란서 사이의 100년 전쟁 이래 세계 역사상 가장 긴 셈이다. 이 전쟁의 열전 기간은 3년뿐이었지만 휴전상태가 자그마치 63년이나 지속되고 있는 것이다. 북한 당국은 지난 1974년부터 휴전협정의 당사국인 미국을 상대로 평화협정 체결을 주장해 왔지만 미국은 거의 반응하지 않았다. 그러던 미국이 최근 좀 달라지고 있지 않나 하는 보도가 나온다.

물론 미국은 아직도 ‘선 비핵화, 후 평화협정’ 입장에 변화는 없어 보이지만 이면에서는 중국의 ‘동시병행추진’을 수긍하는 듯도 보인다. ‘선 비핵화’는 북한이 선뜻 응할 가능성은 없다. 미국에 대한 공포가 크기 때문이다. 북한의 핵무기는 미국의 핵폭격에 대한 핵 억지력(Nuclear Deterrence) 차원에서 제조된 것이다. 국교 수립에 대한 보장 없이는 핵을 버리지 못할 것이다.

다른 한편, 미국이 늘 평화협정에서 한발 뺐던 것은 지금까지도 이행되지 않고 있는 주한미군 문제이다. 휴전협정 제4조 60항에는 “한국(조선)으로부터 모든 외국군대의 철수 및 한국(조선)문제의 평화적 해결 등 문제들을 협의할 것을 건의한다”라고 되어 있다. 중공은 이에 따라 1958년 북한 땅으로부터 인민군의 철수를 완료하였다. 반면, 미군은 이 핑계 저 핑계를 대며 남한 땅에 머물고 있다가 이제는 중국을 견제할 목적으로 오히려 군비를 강화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이 문제는 앞으로도 평화협정 체결 협상과정에서 큰 논란거리로 작용할 수도 있다.

그런데 이처럼 오만하던 미국의 태도에 요즘 작은 변화가 감지된다는 보도가 있다. 휴전 이후 60여 년 사이에 달라진 것은 북한의 핵무장과 중국의 화평굴기 뿐이다. 미국은 아직도 겉으로는 대북정책의 우선순위를 비핵화에 두고 있지만 이면에서는 평화협정 체결을 위한 준비도 하고 있는 것 같다는 보도다. 이는 지난 2월 21일 미국 <월스트리트>는 “북한이 4차 핵실험(올 2/6일) 직전 (북·미 간) 평화협정과 관련된 비공식 논의가 있었다”라는 보도를 통하여 확인되었다.

어디 이뿐인가. 지난 2월 22일, 왕이 중국 외교부장과 존 캐리 미 국무장관과의 회담에서 오간 대화 내용이다. 미 국무부는 이 대화를 누리집에 2월 23일자로 공개하였고, 시인이자 번역가인 지창영이 이를 번역한 기사가 인터넷에 떠돌고 있다. 그의 번역기사에 따르면 존 케리는 기자의 질문에 답변하는 형식을 통하여 “북한은 궁극적으로 미국과 평화협정을 맺음으로써 그동안 풀지 못했던 한반도 문제를 풀 수 있을 것이다”라고 답변했다. 미국이 처음으로 평화협정을 언급한 것이다. 지창영은 이 문제에 대한 공식발표가 한두 달 안에는 이루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 기사는 국내 언론이 전혀 보도하지 않았다. 미국의 태도 변화에 대한 신뢰도를 낮게 본 탓인지도 모르겠다.

주역에는 흥망성쇠는 반복한다는 뜻의 물극필반(物極必反)이라는 말이 있다. 미국도 물극필반의 운명을 겪을 수 있다. 이미 미국의 급변사태를 대비하여야 한다는 의견들이 나오고 있다. 이번 대선에서는 예상 밖의 여러 징후들이 나타나 그런 불안감을 키우고 있는 것 같다. 사실 미국은 그동안 북한을 많이 괴롭혔다.

올리버 스톤 등이 쓴 <아무도 말하지 않는 미국현대사>를 보면 미국은 윌슨 대통령에서 오바마까지 어느 대통령도 국제사회에 대하여 민주주의 모범국 역할은 별로 한 적이 없다. 늘 약소국을 속이고 등치고 못살게 굴었다는 것이 저자들의 견해이다. 물론 선량한 다수의 미국인과는 상관없는 이야기이다.

그러나 미국의 정치가들도 각국의 여론을 무시할 수만은 없을 것이다. 여론이 나쁘면 그들에게 유리할 것이 없기 때문이다. 그들의 마음을 움직이는 힘은 우리의 목소리에서 나온다. ‘전쟁 당사자 간 평화협정 체결’은 한반도의 전쟁위기를 평화로 바꿀 수 있는 최상의 수단이다. 이제는 우리의 이 목소리를 내세워 20세기의 수치인 분단시대를 끝장내야 할 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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