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민들레 피는 강아지 마을’ 김정진 회장

▲ ‘민들레 피는 강아지 마을’ 김정진 회장. ⓒ장명구 기자

“화성시에도 애견 놀이터가 꼭 필요해요!”

네이버 카페 ‘민들레 피는 강아지 마을(강아지 마을)’ 동호회 김정진 회장의 말이다. 15일 일요일 화성 동탄신도시 센트럴파크 쉼터에 동호회 회원 30여 명이 모였다. 쉼터 한 편 언덕을 벽 삼아 울타리가 넓게 쳐져 있다. 그 울타리 안에 동호회 회원들이 데리고 나온 여러 종의 애견 40여 마리가 어우러져 이리 뛰고 저리 뛰며 신나게 놀고 있다.

김 회장은 “애견들도 ‘사회성’을 키워주어야 한다”고 말했다. 애견들에게도 ’사회성‘이란 것이 필요한가? 좀 의아한 생각도 들었으나 그 의문은 금세 풀렸다. 김 회장이 안고 있는 애견이 그의 품을 떠날 줄을 모르고 있었다. 다른 강아지들과 어울려 놀 줄 모르는 것이다. 워낙 집 안에만 고립돼 혼자 있어 버릇하다보니 애견들에게 ‘분리 장애’라는 정신질환이 생길 수도 있다는 것. 특히 대부분이 아파트로 구성돼 있는 동탄신도시의 경우 애견에게 그리 좋지 않은 환경일 수밖에 없다. 애견 놀이터가 필요한 이유다.

애견주들에게도 친목과 우호 증진, 정보 교환을 위해 애견 놀이터가 절실하긴 마찬가지다.

‘강아지 마을’이 생긴 지도 벌써 지난 10월 5일부로 6년이 넘었다. 동호회 회원도 꾸준히 늘어 1,300여 명이나 됐다. 동탄신도시 애견 인구가 2,000여 명으로 추산되는 바 대부분의 애견주들이 ‘강아지 마을’에서 활동한다고 봐도 무방할 것이다.

그동안 ‘강아지 마을’은 개똥 줍기, 애견 걷기 대회, 유기견 보호소 봉사활동 등 다양한 활동을 벌여왔다. 유기견 보호소 봉사활동 같은 경우는 지난 9월부터 매월 1회 여는 것으로 정례화돼 가고 있다.

‘강아지 마을’은 얼마전 ‘유기견 후원의 밤’도 개최했다. 애견용품점과 제휴해 회원들이 미용용품 등을 할인된 가격에 구입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회원들 간에 어쩌다 애견을 잃어버리기라도 하면 서로 찾아주기도 한다. 유기견을 발견하면 잘 거두어 믿을 만한, 안락사를 안 시키는 유기견 후원 봉사단체에 보내기도 한다.

김 회장은 ‘강아지 마을’을 통해 “온라인 상에서는 정보 교류를 할 수 있고, 오프라인 상에서는 같이 모여 산책을 하기도 한다”고 말했다.

▲ 신나게 뛰어놀고 있는 애견들. ⓒ장명구 기자

‘강아지 마을’이 하는 가장 중요한 행사 중 하나는 역시 ‘애견 놀이터’ 운영이다. 동호회가 생길 때부터 꾸준히 해오고 있는 활동이다. 1주일에 토요일과 일요일 두 차례 센트럴파크 쉼터에 모여 애견들에게 마음껏 뛰어놀 수 있는 잠깐의 행복을 주는 것이다. 많을 때는 70~80여 마리가 넘는 애견들이 나와 놀고 있다.

애견 놀이터를 운영하는 시간은 계절마다 다르다. 봄, 여름에는 보통 오후 2시부터 4시까지 운영한다. 겨울에는 날씨가 추운 점을 감안해 오후 1시부터 운영하고, 여름에는 날씨가 더우므로 오후 5시부터 운영한다.

하지만 지금 애견들이 뛰어놀고 있는 센트럴파크 쉼터는 ‘임시’ 애견 놀이터에 불과하다. 말 그대로 ‘공식’ 애견 놀이터는 아직 화성시에 단 하나도 없는 것이다. 동탄신도시가 들어서며 급속도로 늘어난 애견 인구를 생각하면 상식적으로 이해가 가지 않는 대목이다.

김 회장은 “화성시에서도 울타리만 쳐 놓으면 된다는 식으로 지금의 ‘임시’ 애견 놀이터를 암묵적으로 인정하고 있다”고 귀띔했다.

동탄신도시 노작공원에 추진하고 있던 애견 놀이터는 주변 아파트 주민들의 민원으로 잠시 중단된 상태다. 조만간 아파트 입주자 대표들과 애견 동호회 대표들 간 면담이 있을 예정이다.

김 회장은 “수원이나 분당에도 ‘애견 놀이터’가 있다”며 “애견들이 마음껏 뛰어놀 수 있는 장소가 꼭 필요하다”고 거듭 강조했다.

▲ 센트럴파크 쉼터에 마련된 임시 ‘애견 놀이터’. ⓒ장명구 기자

 

저작권자 © 뉴스Q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