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홈플러스노조 경기본부 최형선 본부장

▲ 홈플러스노조 경기본부 최형선 본부장. ⓒ홈플러스노조 경기본부

홈플러스 매각 문제로 온 나라가 시끄럽다. 영국 테스코가 국내 2위 유통 대기업 홈플러스의 매각 절차를 밟고 있다. 이에 홈플러스노동조합은 비밀, 먹튀 매각이라며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홈플러스노조 경기본부도 지난 23일 홈플러스 북수원점 앞에서 ‘노동·시민사회단체와 함께 하는 홈플러스 비밀, 먹튀 매각 중단 촉구 기자회견’을 열었다. 홈플러스노조 경기본부는 기자회견문을 통해 △비밀매각 중단, 매각 절차 투명하게 공개 △홈플러스 경영진은 고용보장에 대한 책임있는 입장 밝힐 것 △매각 과정에 노동조합과 이해 당사자의 참여 보장 △먹튀, 투기 자본에 매각 중단 등을 요구했다.

24일 오후 홈플러스 북수원점 근처 한 커피숍에서 홈플러스노조 경기본부 최형선 본부장을 만났다.

최 본부장은 “영국 테스코의 비밀, 먹튀 매각이 문제”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우리나라에선 2위 유통 대기업으로 성장했고 적자를 보는 것도 아닌데 영국에서의 적자를 메우기 위해 최대한 많은 돈을 빼가려고 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실제로 홈플러스 인수 후보로 알려진 KKR, 어피너티에쿼티파트너스, 칼라일, 골드만삭스PIA, MBK파트너스 등은 모두 사모펀드다. 소위 투기자본이라는 얘기다.

이미 우리 사회는 뼈아픈 경험을 했다. 국부 유출의 대표적 사례인 론스타의 외환은행 먹튀, 기술 유출의 대표적 사례인 상하이자동차의 쌍용자동차 먹튀 등을 겪었다. 최근 외주화와 비정규직화로 논란이 되고 있는 씨엔엠도 대표적 사례 중 하나다.

최 본부장은 “노조에서 반대한다고 매각이 안 되는 것은 아니다. 매각은 기정사실화 된 것”이라고 토로한 뒤, “고용이 승계돼야 한다. 구조조정의 책임을 직원들에게 떠넘기지 말아야 한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최 본부장은 “먹튀 매각이 되면 고용안정은 없다”며 “매각되는 게 중요한 것이 아니라 직원들의 고용안정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럼에도 영국 테스코는 비밀리에 매각을 진행하고 있다”며 “노조의 요구는 투명하게 매각 절차를 밟으라는 것”이라고 했다. 홈플러스 매각이 사회적 공론화 과정 없이 비밀리에 진행되는 것은 심각한 문제라는 것.

최 본부장은 지난 18일 해고 통보를 받았다. 27일자로 10년 넘게 일한 정든 일터인 홈플러스 북수원점을 떠나야만 한다. 최 본부장은 물론 조합원들의 기억에도 까마득한, 지난 1월에 있었던 일이 빌미가 됐다. 조합원 카톡방에 올렸던 사적인 얘기가 취업규칙 위반이라는 것이다.

최 본부장은 “경기본부 조합원이 100명 정도 급격히 늘었고 노조에 가입한 지점수도 많아졌다”며 “10년 동안 다니면서 별의별 일이 다 있었지만 해고자는 단 한 명도 없었다. 노조를 위축시키기 위한 표적 해고, 명백한 표적 탄압”이라고 일축했다.

하지만 최 본부장의 해고는 오히려 노조에 약이 된 듯하다. 최 본부장은 “회사는 해고 통보를 하면 노조가 위축될 거라 생각한 것 같은데 오히려 조합원들은 더 단결하더라”고 말했다. “조합원들이 단결할 수 있는 계기가 됐다. 더 열심히 끝까지 싸워보겠다”고 다짐했다.

최 본부장은 “그동안 직장일하면서 노조일까지 하려니 벅차기도 했다”며 “해고된 만큼 노조활동에만 전념해 노동자로서의 권리를 조금 더 찾을 수 있도록 흐트러지지 말고 함께 가자고 조합원들과 약속하고 싶다”고 전했다.

끝으로 최 본부장은 “홈플러스 매각 문제는 단순히 홈플러스에서 일하는 노동자들만의 문제가 아니”라며 “먹튀 매각으로 해고자가 많이 발생할 수 있다는 것에 대해 홈플러스를 이용하는 고객님들이나 지자체에서도 부당하게 받아들였으면 한다”고 호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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