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안영욱 6.15경기본부 집행위원장

▲ 안영욱 6.15경기본부 집행위원장. ⓒ장명구 기자

전국에서 경기도교육청, 전라남도교육청, 광주광역시교육청만이 학생들을 대상으로 평화통일교육을 실시하고 있다. 우리나라가 세계 유일의 분단국가라는 점을 감안하면 극히 부족하고 부끄러운 현실이 아닐 수 없다.

경기도교육청은 진보교육감인 김상곤 교육감이 경기교육의 수장을 맡으면서 진행하기 시작해 올해로 3년째를 맞고 있다. 하지만 여전히 갈 길이 멀다. 경기도 전체적으로 초·중·고등학교는 통털어 300여개가 훌쩍 넘는다. 그 중 평화통일교육을 받는 학생들은 기껏해야 2%도 될까말까하다. 역시 예산이 문제일 수밖에 없다.

그럼에도 평화통일교육에 대해 보수적인 단체나 언론들은 ‘중북교육’이네 하면서 딴죽을 걸기 일쑤다. 아예 평화통일교육을 진행하는 ‘6.15동동선언실천 남측위원회 경기본부(6.15경기본부)’를 이적단체로 몰아붙이기도 한다.

11일 오후 수원 팔달구 인계동 6.15경기본부에서 경기도 초·중학교 평화통일교육을 담당하고 있는 안영욱 6.15경기본부 집행위원장을 만났다.

6.15경기본부에는 6.15선언과 10.4선언을 지지하는 경기지역 각계 인사와 정당, 노동단체, 시민사회단체, 종교단체 등 34개 단체가 가입되어 있다.

주요사업으론 6.15선언, 10.4선언 기념사업, 평화통일교육 사업, 경기통일마라톤대회 개최 등을 하고 있다. 최근 경색된 남북관계로 미약하기는 하나 남북교류사업 등 각종 민간통일운동을 진행하고 있다.

- 6.15 평화통일교육의 역사에 대해 설명해 달라.

기존의 평화통일교육을 돌아보면, 주로 탈북자, 군인 등이 강사로 교육을 하다보니 ‘평화’와 ‘통일’보다는 ‘반북’ ‘안보’ 교육이 대부분이었다.

또한 우리 사회는 오랜 분단과 잘못된 정보로 인해 통일에 대한 무관심과 부정적 인식이 만연해 있는 실정이다. 분단으로 인한 흑백논리로 타인에 대한 이해와 인정이 부족한 사회 분위기가 조성되어 심각한 문제가 되고 있다.

6.15경기본부는 평화통일의식 증진을 위해 2009년부터 ‘찾아가는 통일교육’을 통해 경기지역 각계각층을 찾아가 평화통일교육을 진행해 왔다.

2010년부터는 ‘통일강사 아카데미’를 통해 평화통일 전문강사를 양성해 외부강사 의존도를 낮추고 지역에서 교육을 진행할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다.

그리고 2011년에는 경기도교육청에 우리 청소년들을 대상으로 하는 ‘평화통일교육’을 제안해 지금까지 일선학교에서 평화통일수업을 진행 중이다.

정규학교뿐만 아니라 대안학교, 지역아동센터 등의 청소년들에게도 ‘평화통일교육’을 진행하기 위해 다방면으로 노력하고 있다.

교육방식도 강연 위주의 딱딱한 방식이 아니라 기행, 게임, PPT를 활용한 참여형 프로그램으로 쉽고 다양한 방식으로 재미있게 진행하고 있다. 누구나 부담없이 ‘평화’와 ‘통일’에 접근하고 있다.

- 평화통일교육을 하면서 경기도만의 특징도 있는 것 같다.

경기도는 휴전선 접경지역으로 남북관계에 따라 그 어느 지역보다도 민감하게 영향을 받는다. 그러다보니 정치, 경제, 문화 등에 가장 큰 영향을 받을 수도 있고 혜택을 받을 수도 있는 지역이다.

6.15경기본부는 평화통일교육을 통해 경기지역 시민과 청소년들이 ‘다름’과 ‘틀림’을 이해하고 분단의 피해와 통일의 시너지 효과 등을 알 수 있도록 하고 있다. ‘평화’와 ‘통일’의 소중함을 함께 찾고자 한다.

- 그동안 벌인 평화통일교육의 성과는 무엇인가?

우리 시민, 청소년들의 평화와 통일에 대한 관심, 긍정적 사고가 높아졌다. 다름과 틀림의 차이, 존중과 상생의 철학에 대한 이해가 깊어졌다. 분단의 피해와 통일의 시너지 효과에 대한 이해도 하게 됐다.

평화통일수업을 하고 나면 아이들에게 설문지를 받는다. 긍정적 평가가 대부분이다. ‘통일이 좋은 거구나’라고 생각이 바뀌었다고 한다. 도교육청에서도 모니터링단이 수업을 평가한다.

통계 낸 것을 보면, 평화통일교육에 대한 만족도가 90% 이상이다. 학생이나 선생님들의 만족도가 상당히 높다.

- 반면 평화통일교육의 과제나 한계도 있을 것 같다.

무엇보다 예산이 한정되어 있다보니 ‘참여형 수업’이 아닌 강당수업이나 방송수업으로 진행되는 경우가 있다.

역시 예산과 관련된 문제인데, 평화통일교육을 한두 번의 수업으로 마치게 된다는 것이다. 오랜 기간 평화와 통일에 무관심했던 청소년들에게 일회성 수업이 아닌 체계적인 수업을 진행할 수 있는 여건이 조성되어야 한다.

6.15경기본부에서는 봉사수업, 평화통일 인문학기행 등 다양한 방법으로 후속사업을 할 수 있도록 준비 중이다.

- 일부 평화통일교육을 반대하는 사람들이나 단체들이 있다. 이유는 무엇이라고 보나?

남과 북으로 분단된 조건에서 평화통일교육은 ‘평화교육’과 ‘안보교육’이 병행되어야 한다고 본다. 하지만 지금까지의 교육은 안보중심의 교육으로 ‘반공반북’이라는 편향된 경향이 있었던 것이 사실이다.

안보가 중요한 만큼 평화 역시 소중하다. 일부에서는 6.15경기본부가 이적단체라느니. 종북교육이라느니 오해를 하고 있는 것 같다. 6.15경기본부는 이적단체가 아니다. 교육 내용 역시 모니터링이나 교사, 학생 평가를 통해 긍정적 평가를 받고 있다.

평화통일을 이야기한다고, 북한이 틀린 것이 아니라 우리와 다르다는 것을 이해한다고 안보를 무시하거나 소홀히 한다는 것이 아니다. 이런 부분에 오해가 있는 것 같다.

- 그런 면에서 보면, 사실 평화통일교육은 김상곤 교육감이 있어서 가능했던 측면이 있다.

김상곤 교육감에게 감사하는 마음이 있다. 2011년 가을에 경기도교육청 차원에서 평화통일교육이 시작됐다. 2달 동안 보수단체나 언론들이 문제있는 단체라느니, 색깔있는 단체라느니 들고 일어났다. 주되게는 도교육청에 항의전화를 했다.

학교장들 중에 불안해 하고 안 좋게 생각하는 분들이 있었다. 김상곤 교육감이 옳다고 생각하니 인정한 것이다. 그렇지 않았다면 중단됐을 수도 있었다. 김상곤 교육감에게 화답하기 위해 교안에 신경을 많이 썼다. 순수한 통일교육에 접근하도록 했다.

- 최근의 남북관계 상황도 그렇고, 평화통일교육이 반드시 필요한 이유에 대해 설명해 달라.

평화통일교육은 남과 북의 관계개선과 통일문제에 대한 의식 증대뿐만 아니라 우리 사회에서 상대방을 인정하는 존중과 평화의 철학을 안겨주는 교육이다.

21세기는 동북아시대라고 한다. 우리 민족, 우리나라의 번영과 우리 후손의 행복을 위해 평화통일교육이 반드시 필요하다.

- 마지막으로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청소년들의 역사 의식이나 통일에 대한 의식이 굉장히 심각하다. ‘신사참배’는 신사들이 하는 것으로 알고 있기도 하다. 학년이 올라 갈수록 심각하다.

특히 통일에 대한 무관심이 제일 큰 문제다. 관심이 있다하더라도 통일에 대해 부정적이다. 통일하면 먹고 살기도 힘든데 돈이 많이 든다고 생각한다. 북한이 독재국가라는 감정적 문제도 결합되어 있다. 통일의 필요성에 대한 인식이 10대 아이들에게 굉장히 떨어져 있다. 통일의 필요성을 느끼게 하는 것이 교육의 목표다.

기존의 통일교육은 탈북자나 군인들이 했다. 의도하든 안 하든 통일에 대해 부정적 인식을 심어 준다. 북한은 안보의 대상이기도 하지만 통일의 대상이기도 하다. 접합점을 찾아야 하는데 대단히 어렵다. 결국 아이들이 ‘통일을 해야지’라고 마음을 먹게 하는 것이 목표다.

많은 우여곡절이 있지만 청소년, 정당인, 노동조합, 시민단체 등 각계각층에서 평화통일교육을 진행 중이다. 교육방식도 게임, 기행 등 다양하고 재밌게 진행하려고 연구 중이다.

앞으로도 6.15경기본부와 평화통일교육에 많은 관심을 부탁드린다. 교육신청도 많이 많이 해 주시기 바란다.

문의: 전화 031-257-0615 팩스: 031-258-0615 이메일: kg615@hanmail.net

 

저작권자 © 뉴스Q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