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6기 오산 공무원노조 이정연 지부장

▲ 6기 오산 공무원노조 이정연 지부장. ⓒ장명구 기자

“조합원 여러분들이 소중한 한 표로 열심히 하라고 당선시켜 준 만큼 초심으로 돌아가 노조의 위상을 높이는데 지부장 역할을 다하겠습니다.”

6기 전국공무원노동조합 오산시지부(오산 공무원노조) 이정연 지부장의 각오다. 그는 1996년 공무원에 신규 임용된 후, 신장동사무소에 첫 출근하며 공무원으로서 역할을 다하겠다고 결심을 세웠다고 한다. 지금의 각오가 그 결심, 다시 말해 초심과 같다고 했다.

2014년 2기 지부장에 이어 두 번째 지부장을 맡게 됐다. 조합원 362명 중 283명이 투표에 참여, 찬성 273표, 반대 7표(무효 3표)의 압도적 찬성으로 당선됐다. 이 지부장을 지난 19일 오산 공무원노조 사무실에서 만났다.

이 지부장의 각오가 남다른 데에는 다 이유가 있다. 오산 공무원노조는 지난 2013년 5월 5기 지부장 임기가 만료된 후 6기 지부장을 더 이상 뽑지 못했다. 안타깝게도 출마자가 없었기 때문이었다. 같은 해 9월 대의원대회에서 ‘지부 정상화를 위한 비상대책위원회’가 꾸려졌고, 그는 대의원들의 투표로 비대위원장에 뽑혔다.

“비대위원장으로서 임무와 역할을 다하지 못하였음을 고백하며 반성합니다.”

이 지부장은 “조합원의 직접 선출이 아니어서 지부의 위상과 대등함을 정립하는데 어려움 또한 있었다”면서도 이렇듯 뼈아프게 비대위 체제를 돌아봤다. 그는 규정대로 대의원대회와 총회에서 비대위 활동에 대한 평가를 진행할 예정이다.

비대위 체제가 1년 반이 넘게 늘어지면서 이 지부장의 가슴속도 까맣게 타들어갈 수밖에 없었다. 지부장 입후보 등록 마감일인 지난 4월 30일, 그는 ‘이번에도 등록자가 없어 다시 오산 공무원노조가 무력화되는 것은 아닌가? 계속하여 비대위 체제를 유지해야 할 것인가? 선후배 중 누군가 결단해 주면 좋겠는데...’ 수없이 번민했다. 바로 해직자의 신분이었기 때문이다.

“저의 한계와 나태함을 극복하고 대의원과 조합원 여러분의 지혜를 모아 지부장으로 나서보자! 이렇게 결심하고 입후보하게 됐습니다.”

이 지부장이 마침내 출마를 결심한 이유다. 땅에 떨어진 조합원의 위상을 높이고, 후퇴된 복지정책을 끌어 올리고, 노조가 노조답게 활력있는 공직사회를 만들기 위해서였던 것. 아울러 비대위원장의 가장 큰 역할이라고 할 수 있는 비대위 체제를 정리하는 길이기도 했다. 다만 그는 임기가 2년이라 할지라도 지부장을 할 적임자가 나선다면 의결 체계를 통해 임기를 단축할 수 있다는 복안이다.

공무원노조에서 전국 유일의 해직 지부장. 박근혜 정부의 탄압을 받을 수도 있으니 당연히 부담도 클 것이다. 하지만 이 지부장은 “어차피 법외노조이고 그 테두리를 넘어서 정부와 교섭을 하는 조직”이라며 “탄압이 예상되지는 않는다”고 오히려 담담했다. “조합원이 믿고 뽑아준 지부장이잖아요!” 그가 담담한 이유다.

그동안 밀린 사안도 산적해 있다. 당장 공무원연금 투쟁도 발등의 불이다. 오는 28일 임시국회에서 논의될 예정이다. 이 지부장은 “최대한 개악 합의안이 통과되지 않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 나아가 “판을 좀 크게 벌여서 ‘연금을 연금답게’ 하는 우리의 정당성을 지켜내는 사업을 이어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도 이 지부장은 첫 과제로 오산 공무원노조 내부 정비를 꼽았다. 그는 “무엇보다 지금 조합원 여러분들의 위상을 높이는 사업에 전념할 계획”이라며 “조합원 복지 향상에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구체적인 사업 방향이나 계획은 대의원대회와 총회에서 결정할 계획이다. 조합원들의 의견 수렴 과정을 거쳐 노조의 골간인 간부들을 세워 ‘노조를 노조답게’ 만들겠다는 포부다.

마지막으로 이 지부장은 조합원들에게 당부의 말도 잊지 않았다.

“노동조합의 주인은 조합원 여러분이고 그 어느 때보다 조합원의 힘과 지혜가 필요한 시기입니다. 노조라는 이름하에 전 조합원이 단결해 이해와 요구를 힘있게 관철하는 노조가 되도록 열심히 하겠습니다. 믿고 함께 합시다.”

힘차게 들어올린 오른팔과 불끈 쥔 주먹에 조합원들에 대한 믿음이 진하게 배어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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