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범상 스님 6.15경기본부 홍보위원.

박근혜 대통령이 ‘통일은 대박’이라고 했을 때 남북관계에 대해 일말의 기대를 걸었지만 ‘대박’이라는 말에는 동의할 수 없었다. 왜냐하면 통일은 대박이 아니라 행복과 상생이 되어야 하기 때문이다.

우리는 언제부터 아무 거리낌 없이 “부자 되세요!” “대박 나세요!”라는 인사말을 사용한다. 이 같은 인사를 외국인들은 의아하게 생각한다고 한다. 다시 말하면 한국인들은 부자와 대박을 행복의 동의어로 생각하는 세계 유일의 속물이 되고 있다는 것이다.

이뿐만 아니라 어느 한 사람이 부자가 되고 대박이 나면 상대적으로 가난해지는 사람이 늘어나는 것이 세상의 이치이다. 그러므로 ‘대박’이 고른 분배를 통해서 차별과 억압을 최소화해야 하는 직분을 맡은 대통령의 통일관이라는 점에서 많은 점을 시사한다.

이처럼 대한민국 대부분의 구성원들이 큰 부자를 꿈꾸고 있는 것은 그만큼 현실적 삶이 어렵다는 것을 반증한다. 이 같은 우리사회를 진화론의 입장에서 살펴보고자 한다.

진화론자들은 모든 생명체는 유전자에 입력된 정보에 의해 살아간다고 한다. 인간 역시 자신의 의지로 사는 것 같지만 실제로는 유전자가 조정하는 대로 생명을 이어간다는 것이다. 예를 들면 A라는 유전자는 젊었을 때는 칼슘을 뼈에 저장하여 성장을 돕고 튼튼한 골격을 유지하게 하지만 나이가 들어 생식기능이 저하되면 혈관에 붙임으로써 혈류를 방해하여 죽게 만든다는 것이다.

이것은 먼저 만들어진 생명체를 자연으로 환원시킴으로써 건강한 유전인자가 다음 세대로 이어지도록 하기 위한 생명체의 시스템이다. 따라서 모든 생명체는 태어남과 머무름(새끼를 키움) 그리고 소멸(죽음)을 반복한다.

이러한 증거들로 생명체들은 위급한 상황에 처했을 때 본능적으로 자신과 가장 가까운 유전자를 가진 개체들부터 구한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이런 연유로 인간 역시 자녀에 대해 100% 자신의 유전자를 확신하는 엄마가 아버지보다 강한 집착을 보인다고 한다.

이것은 이성을 운운하는 인간이 무자비한 방법으로 권력과 자본에 집착하는 이유를 설명하기에 충분하다. 붓다가 아상, 인상, 중생상, 수자상으로 말하는 인간의 행위는 결국 동종(同種) 내에서 우월적 지위를 확보함으로써 자신과 동일한 유전자를 널리 퍼뜨리기고 유지하기 위한 기회와 힘을 키우는 것에 지나지 않는다.

따라서 진화론의 입장에서 보면 인간의 삶이 아무리 다양하게 전개된다하더라도 결국 자신의 유전인자가 다음 세대로 건강하게 이어지는 일에 열중하며 그것에서 벗어날 수 없다는 것이다.

흔히 말하는 ‘먹고 산다’는 표현을 진화론의 입장에서 보면 ‘먹는다’는 자신(나)을 유지하는 것이고 ‘산다’는 것은 자신과 같은 유전자(자녀)를 지속적으로 이어감을 뜻한다.

그런데 대한민국은 세계 최저의 출산율과 결혼 기피 국가로 전락하고 있다. 이것은 현재 대한민국은 생명체의 순환이자 생명체의 본능인 태어남→머무름→소멸을 이어갈 수 없을 만큼 황폐해지고 있다는 것이다.

모래 밖에 없는 사막에서도 생명체의 순환이 이루어지고 있다는 점에서 본다면 대한민국은 분명 위기에 직면하고 있다. 이러한 걱정이 기우가 아님을 증명이라도 하듯이 정몽구 현대자동차 회장의 1년 연봉에 해당하는 액수를 비정규직이 벌려면 1540년을 일해야 한다는 기사가 나왔다.

지금 우리 대한민국은 사막보다 더 척박한 환경으로 변해가고 있지만 뚜렷한 대책이 없어 안타깝기만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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