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기아노동자 박덕제.

민주노총 대의원들은 지난 2월 12일(목)에 진행된 민주노총 대의원대회에서 만장일치로 4월 총파업을 결의하였다.

이번 민주노총 총파업 관련, 현장의 조합원들이 거는 기대는 남다르다. 왜냐하면 그동안 민주노총 위원장은 간선제로 대의원대회에서 선출되었으나 이번에는 민주노총이 태동된 이후 최초로 조합원 직선제로 선출됐기 때문이다. 또한 한상균 민주노총 위원장이 쌍용자동차 옥쇄파업 투쟁의 지도자라는 배경에서 믿을 수 있다는 것이다. 그래서 선언적인 ‘뻥 파업’이 아니라 현장의 이해와 요구에 맞는 투쟁이 되기를 기대하고 있다.

민주노총 총파업 결의 후 한 달이 지난 지금, 기아차 현장의 조합원들은 파업을 어떻게 이해하고 결의를 다지고 있을까?

문제는 지도부의 결의와 투쟁 의지만큼 현장 조합원들이 느끼는 온도가 같아야 되는데 차이가 있다는 것이다.

대공장 노조의 조합원들은 최저임금과 고용복지에서 중소규모의 사업장에 비하면 좋은 조건에서 노동을 하고 있다. 박근혜 정부의 노동정책이나 교육정책 그리고 세금인상 등에서 다양한 불만을 표시하고 있지만, 바로 내 문제로 다가오지 않으니깐 총파업은 강 건너에 있는 다른 사람이 하는 것으로 보고 있다.

이에 중간 간부인 대의원들은 민주노총이 왜 총파업을 지금 이 시기에 하지 않으면 안 되는지 현장 조합원에게 설명하고 함께할 수 있도록 해야 하는데 그렇게 행동하지 못하고 있다.

민주노총 총파업이 현장과 함께 투쟁의 길로 나서려면 현장 조합원들이 직접 느낄 수 있는 교육이 필요하다. 지난 96~97 노동법 개악 대투쟁이 성공할 수 있었던 것은 듣지도 보지도 못한 ‘정리해고’를 화두로 던지면서 노동법이 개정되면 누구나 피해갈 수 없는 것으로 느꼈기 때문이다.

이번 총파업에 대공장 노조 조합원들이 함께 투쟁하려면 누구나 느낄 수 있는 의제가 필요하다. 마치 백화점에서 그냥 때가 되면 세일하고 보기 좋게 상품을 포장해서 일부 고객에게만 만족을 느끼게 하는 것이 아니라, 다소 투박하더라도 필요한 사람이 값싸게 구입할 수 있는 누구나 공감할 수 있는 것이라야 한다.

그런 의미에서 본다면 ‘노동시장 구조개악 중단’ ‘서민 죽이기 정책 중단’ 등 큰 의제보다는 세분화하여 그 속에 있는 ‘해고요건 완화 반대’ ‘호봉제 폐지 반대’ 등의 작은 의제를 제시해야 한다. 단어만 듣더라도 정부의 의도대로 된다면 나에게 미칠 영향이 쉽게 느껴질 수 있도록 해 주어야 한다.

총파업 시기까지 얼마 남지 않았지만, 지금이라도 지도부를 포함하여 중간 간부인 대의원들이 현장으로 달려가 조합원과 직접 대화하고 소통하여 믿음과 신뢰를 주고 총파업에 대한 진정성을 주어야 한다.

그러면 민주노총 4월 총파업은 조합원과 함께 투쟁하는 길에 있을 것이며, 난 그것을 기대한다.
 

기아노동자 박덕제

민주노동당 화성시위원회 위원장
금속노동조합 기아자동차지부 정책실장
현) 노동자 진보정치실현 기아화성(준) 의장
현) 기아자동차 화성공장 근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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