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효정 6.15경기본부 홍보위원.

어린 아이를 키우다 보면, 아이들의 이야기책이나 만화 영화에 눈물을 훔치게 될 때가 있다. 눈물의 근원을 살펴보면 그 이야기가 단지 책 속에서 끝나지 않고 우리 삶으로 이어지기 때문이다.

안데르센의 동화 중 ‘백조 왕자’에서도 뜬금없이 눈물을 흘린다. 동화는 어머니가 돌아가시고 새로 들어온 계모의 마법으로 백조가 된 왕자들을 구하기 위해 무덤가에서 자라는 쐐기풀로 왕자들의 옷을 짜는 공주의 이야기다. 그런데 마법을 깨려면 그 옷들을 다 만들 때까지 말을 해서는 절대로 안 된다. 궁색하고 초라해 보이지만 본래 갖고 있던 기품으로 다른 영토의 왕을 만나 청혼을 받지만 대주교가 공주를 마녀로 몰아세워 화형의 위기까지 겪게 된다.

아이들은 이 이야기를 단지 상상 속의 이야기로 받아들이지만 사실 마녀사냥은 중세와 근세에 걸쳐 유럽에서 오래도록 일어났던 일이다. 기득권을 잃을 위기에 처한 카톨릭이 때로는 개신교가 마녀를 만들어 사람들에게 증오심을 일으키고 마녀의 처형으로 자신들의 위상을 다시 세웠다. 피해자가 6만명에 이른다고 하니 어마어마한 역사이다. 이 마녀 생산에는 때로는 국가의 정보부가 개입하여 마녀에 대한 책을 만들고 마녀의 증거가 무엇인지 조작했던 상세한 역사가, 움베르트 에코의 ‘프라하의 묘지’에서 소설로 묘사된 바 있다.

아, 이거 어디서 많이 본 이야기 같지 않은가? 바로 우리가 살고 있는 대한민국 말이다. 정보부가 모호하거나 조작된 정보를 흘리고 권력의 시녀 언론들이 확인 없이 뿌려대며 마녀를 만들어서 법적인 절차는 단지 형식일 뿐 정해진 결론대로 마녀들을 해산시키고 구속시킨다. 지지율이 떨어지고 기득권에 안 좋은 여론이 생길 때마다 한 번씩 터뜨려주는 종북 마녀사냥이 21세기 대한민국에서 되풀이 되고 있다.

얼마 전에는 종북 콘서트라고 종편에서 대대적으로 소개된 통일 콘서트의 신은민씨가 강제출국 당하고 황선씨가 구속됐다. 북을 지상낙원이라고 표현했다고 종편들이 호들갑스럽게 떠들어댔지만 그런 일은 없었다. 심지어 미국무부는 재미교포 신은미씨의 강제출국과 관련, 대한민국 표현의 자유에 유감을 표명했다.

박근혜 대통령은 신년 기자회견에서 ‘70년 전, 광복을 기다리던 그 때의 간절함으로 이제 분단 70년을 마감하고 우리의 소원인 통일을 이루기 위한 길에 나서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통일대박’을 말하고 시베리아, 유럽 횡단 열차의 가치를 말하는 대통령이라면 평화와 통일을 이야기하는 자들에 대한 마녀사냥은 이제 끝내야 하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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