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임미숙 통합진보당 수원시당원협의회 회장

▲ 임미숙 통합진보당 수원시당원협의회 회장. ⓒ뉴스Q

2013년 8월 28일 이른바 ‘이석기내란음모사건’이 터졌다. 항소심 선고공판이 오는 11일 열린다. 벌써 1년 가까운 시간이 흘렀다.

임미숙(46) 통합진보당 수원시당원협의회 회장은 이른바 ‘이석기내란음모사건’이 “정치적 재판이 아니라 공정한 재판이 될 수 있도록 국민들께서 힘이 돼 달라”고 호소했다.

수원은 이 사건의 진원지라고 할 수 있다. 결정적 증거이자 유일한 증거라고 할 수 있는 녹취록을 제공한 국정원 프락치인 이성윤은 수원에서 오랫동안 진보적 활동을 해온 동지적 관계였다. 그만큼 충격도 컸다. 지난 1년 동안 수원의 진보당 당원들은 1인시위, 108배, 서명운동, 탄원서 조직, 대규모 집회 등 할 수 있는 모든 것을 다 바쳐 했다.

그 중심에 임 회장이 있다. 임 회장을 6일 수원 화서역 인근에서 만났다.

- ‘이석기내란음모사건’의 진원지가 수원이라고 할 수 있다. 이번 사건으로 가장 힘들었을 것이라 생각되는데?

지난 2013년 8월 28일 사건이 터졌으니 1년이 채 안 됐다. 지금이야 마음이 좀 담담하다. 하지만 처음에 가장 힘들었던 것은 ‘프락치’ 문제였다. 프락치 문제라는 것이 사람에 대한 배신, 인간에 대한 배신의 문제다. 통합진보당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사람에 대한 믿음이다. 사람과 사람 사이에 대한 믿음이 깨지는 것이, 불신이 생기는 것이 가장 힘들었다. ‘이 사람을 믿을 수 있나?’ ‘또 다른 프락치가 있을지도 몰라?’ ‘국정원이 프락치 작업을 했으면 여러 명 했을 텐데...’ 이런 불신이 가장 어려웠다.

- 그럼에도 불구하고 진보당, 진보운동의 희망을 느낀 순간이 있다면?

배신감과 그로 인한 불신으로 힘들었다면, 힘이 된 것은 역설적이게도 사람에 대한 믿음이었다.

구속된 동지들도 자기 신념을 지켜나갔고, 밖의 사람들도 힘들고 어려울수록 믿고 의지했다. 서로 난관을 헤쳐나가는 힘을 보면서 희망을 보았다.

사람에 대한 배신, 불신을 치유하는 힘은 반대로 사람에 대한 믿음, 의리를 다하는 데 있었다. 오히려 사람에 대한 믿음이 많이 쌓였고 거기에서 희망을 보았다.

‘혹시 또 프락치 사건이 터지더라도 믿어야 한다. 또 배신 당하더라도 믿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진보당, 진보운동의 가치가 없어지는 거니까’. 이런 얘기들을 하면서 더 큰 힘이 생겼다.

- 오는 11일 항소심 선고가 있다. 1년 가까운 시간이 흘렀다. 4대 종단 지도자들이 탄원을 하는 등 사회적으로 이성적 판단의 흐름이 형성되고 있다.

정말이지 초반엔 ‘설마 내란음모사건까지 되겠어?’ ‘국가보안법 위반 정도 될 거야’라고 생각했다. 1심 선고가 있고나서야 내란음모사건이라는 것이 현실감있게 다가왔다. 1심 선고는 대선 부정선거를 덮기 위한 과정이었다.

그리고나서야 이 사건이 진보당 자체만의 문제만 아니라 우리나라 민주주의 후퇴의 문제라고 인식하기 시작했다. 민주화운동을 했던 사람들도 같이 나서지 않으면 안된다는 흐름이 형성됐다. 진보당만의 문제가 아니구나 생각하기 시작한 것이다.

이제 4대 종단뿐 아니라 전세계 17개국에서도 탄원을 하고 있다. 전세계적 흐름도 있는 것이다.

▲ 임미숙 통합진보당 수원시당원협의회 회장. ⓒ뉴스Q

- 며칠 남지 않았는데, 항소심 선고 전망은 어떻게 보나?

1심 선고 때는 워낙 정치적으로나 법리적으로 말도 안되는 상황이라 기대를 좀 많이 했다. 내란음모는 아니고 국가보안법 정도 나올 것이라 생각했다. 그런데 기소되지도 않은 RO 사건으로 정리가 됐다. 정치재판을 한 것이다. 하긴 그 어떤 판사가 정치적 판결을 안 내릴 수 있겠나?

판사가 법리적으로만 따진다면 ‘내란음모’는 당연히 말도 되지 않는다고 판결하지 않을까 생각한다. 하지만 누구도 장담 못하고 있다. 마음을 비우고 있다.

- 수원지역의 진보당 당원들이 구속자들의 ‘무죄 석방’을 위해 가장 열심히 활동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

2심 선고를 앞두고 매일 아침 1인시위를 주요 거점에서 하고 있다. 출근시간에 수원역, 성균관대역 등에서 하고 있다.

당원들은 자기 가족이나 자기가 다니는 회사 등 자기 주변 사람들에게 호소해 ‘무죄석방’ 인증샷을 찍어 SNS에 올리고 있다.

주말에는 성당, 절, 교회 등 종교시설 앞에서 피켓을 들고 선전물도 나눠주며 여론전을 하고 있다.

당에서는 뜻있는 주요 인사들의 마음을 모으는 활동을 하고 있다. 수원지역의 모든 양심적인 종교인들은 거의 한 분도 거부하지 않고 탄원에 참여해 주셨다. 새정치민주연합 정치인들도 참여했다. 마지막까지 못한 분들은 더 참여할 수 있도록 확대할 것이다.

- 지난 7.30 보궐선거에서 수원병(팔달구) 국회의원 후보로 출마했다. 1%도 안되는 초라한 성적으로 낙선했다. 평가는? 당시 ‘자유란 무엇인가’라는 질문에 ‘이석기 의원 석방’이라고 답한 바 있다.

성과가 많았다. 어차피 새누리당과 새정치민주연합 싸움이어서 얼마나 표를 얻었느냐는 중요하지 않았다.

‘내란음모’ ‘진보당 해산’에 대해 주민들을 만나 이야기를 많이 했다. 주민들께선 ‘내가 TV에선 본 이석기와 내가 만난 임미숙은 다르다’고 하더라. ‘내란음모 세력이 아니라 이웃사람 같다’고 하더라.

사실 저도 이른바 강연 녹취록에 나오는 인물 중 한 사람이다. 130명에 들어가 있는 사람이다. 그러고 보면 정치적인 목표는 다했다고 생각한다.

- 마지막으로 수원시민, 더 나아가 국민들께 꼭 하고 싶은 말씀이 있다면?

‘이석기내란음모사건’이나 ‘진보당 해산 심판’은 진보당만의 문제가 아니다. 한국사회 민주주의의 후퇴이자 역사의 퇴보다.

분명히 진보당이 가지고 있는 한계는 있지만, 그런 측면에서 진보적인 사람들이라면 같이 싸우고 이겨나가야 한다.

진보당도 한국사회 진보가 나아가야 할 총적 목표를 새롭게 고민하고 거듭나야 하는 과정이라고 생각한다. 국민들이 바라는 진보진영의 마음을 하나로 모으는 것을 포함해 희망을 만들기 위해 정진해 나갈 것이다.

억울하게 7명이 갇혔다. 정말 열심히 사회적 활동을 하던 무고한 사람들이다. 1년 동안 감옥에 갇혀 있는 일이 쉬운 일인가? 가족까지 생각하면 하루 속히 나와야 한다.

강연 한번으로 내란음모라니 말도 안된다. 7.30 재보궐선거 때 주민들을 만나 얘기해 보면 믿는 사람도 없었다. 국정원의 조작질이라는 거 다 알고 있다. 실제적 내란세력은 진보당이 아니라 국정원과 박근혜 정권이다.

정치적 재판이 아니라 공정한 재판이 될 수 있도록 국민들께서 힘이 돼 달라. 무죄석방으로 구속자들이 어서 가족들의 품으로 안길 수 있게 해 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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