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4월 16일 전남 진도 앞바다에서 거대한 여객선 세월호가 전복되어 3백여 명의 희생자가 발생하였다.

온 나라가 큰 슬픔과 충격에 빠져 있던 지난 4월 25일 미국 대통령 오바마가 일본을 거쳐 서울을 찾았다. 그의 방문은 상중이라 국민적 관심을 끌지는 못했다. 친미적인 보수언론조차 그의 언행에 충분한 지면을 할애하지 못했다. 그러나 그와 대통령 박근혜는 향후 한반도의 미래를 좌우할 중차대한 문제에 관한 의견을 교환하고 몇 가지 합의도 있었다.

그가 일본과 한국을 방문한 목적은 크게 보아 남한에 ‘중국포위기지’를 구축하는 일이며, 이는 진작부터 공개된 사실이다. 미국은 여기에 일본까지 끌어드렸다. 새정치민주연합 이부영 고문을 비롯, 여야 정치인과 종교인 등 16명은 오바마의 구상이 한반도의 명운을 결정지을 재난의 시작이라고 보고 ‘평화와 통일을 위한 국민통합회의(약칭 국민통합회의)’를 조직, 오바마 방한 사흘 전인 지난 22일 성명서를 통하여 오바마에게 경고의 뜻을 보냈다. 그 성명서는 다음과 같은 내용으로 요약된다(통일뉴스).

“무엇보다도 최근 한·미·일 3각 군사협력 추진으로 동북아에 해양과 대륙 양 세력 간 대결이 조장되고 있는 추세에 심각한 우려를 표하지 않을 수 없다.”

“우리는 미사일 방어체계(MD)를 바탕으로 한 한·미·일 3각 군사협력 추진이 동북아의 평화와 안정에 기여하기보다 오히려 역작용을 가져올 것임을 지적하지 않을 수 없다. 또한 우리는 한·미·일 군사 협력이 동북아 공동의 번영, 특히 한국의 경제에 미칠 파급효과도 심각하게 우려하고 있다. 미국은 이러한 한국인의 우려를 충분히 고려해야 할 것이다.”

“이러한 상황이 지속되면 한반도 분단체제가 구조화되고 우리의 통일은 멀어져 갈 것이다.”

“한반도에 평화를 정착시키고 통일의 기반을 마련할 수 있도록 군사적 신뢰구축과 정전체제의 평화체제로의 전환을 위해 주변국들이 적극 협력해줄 것을 요청한다.”

이 성명은 이어 △침략 역사 반성 없는 일본의 재무장 규탄, △핵무기 개발 등 북한의 한반도와 동북아 위협 행위 반대, △중국의 급속한 군사력 강화 우려 등을 표명했다.

중·미 G2의 틈바구니에 있어온 박근혜 정부는 이제 양자 중 어느 한편의 선택을 강요당하고 있다. 중국 경제는 날로 성장하고 미국은 날로 쇄락하고 있다. 중국은 올해 구매력평가(PPP)로 환산한 국내총생산(GDP)을 기준으로 미국을 제치고 세계 1위의 경제대국으로 올라설 것이라고 <파이낸셜 타임스>가 지난 30일 보도했다. “세계 경제 규모 순위에서 왕좌가 바뀌는 것은 1872년 미국이 영국을 추월한 지 142년 만의 일이다. 금융위기 이래 더 뚜렷해진 달러 패권의 약화와 더불어 미국이 1세기 넘게 지켜온 세계 경제 패권을 뒤흔드는 상징적 사건”이라고 이 신문은 전망한 것이다.

반면, 미국의 경제는 기축통화인 달러의 무제한 발권으로 지탱하고 있다. 너무 돈을 많이 풀어 물가인상 입력이 커지자 양적완화축소라는 카드를 쓰고 있다. 강소국들은 비웃고 있다. 한국 같은 친미정권이 아닌 나라에서는 슬슬 미국과 거리를 두려 한다. 해가 질 때는 잠시 아름답지만 곧 어둠이 오기 때문이다.

박근혜 대통령은 올 초 ‘통일대박’이라는 다분히 선동적인 용어를 꺼냄으로써 통일문제를 돌연 국정의 중대목표로 끌어올렸다. 역대 우파정권 대통령이 늘 썼던 수법이다. ‘통일대박’에는 북한이 없다. 북한은 ‘터무니없는 말장난’이라고 비하한다. 통일대박 정책은 미국의 양해 아래 추진될 것이지만 미국은 인민 상호간의 합의에 의한 통일에는 전혀 관심이 없다. 오히려 ‘전략적 인내’라는 표현에서 보듯 북한의 붕괴를 기다릴 뿐이다.

국내의 일부 민중은 미국이라면 무조건 믿고, 남한의 우파정권을 맹신한다. 그런데 미국과 우파정권은 통일문제를 인민의 동의 없이 추진하는 경향이 있다. 이는 전쟁유발의 요인이 될 위험성이 따른다. 잘못 다루면 세월호가 침몰하듯 대한민국호가 침몰할 수도 있다. 전쟁이 날 수 있다는 말이다. 지금부터 120년 전 이 땅에서 청일전쟁이 있었듯이.

전쟁 나면 먼저 도망갈 사람은 이 땅의 ‘가진 자’들이다. 그리고 그들은 ‘없는 자‘들에게 저항하라고 말할 것이다. 건국대통령 이승만이 그랬다. 이때는 스스로 깨어나지 못하는 자만 죽게 된다. 또 미국이란 나라는 전쟁을 치르다 불리하면 떠난다. 미국의 역사가 이를 증명한다. 이것이 미국과 우파정권이 내세우는 ‘통일대박론’의 이면이다. 통일대박이 통일쪽박이 될 수 있다. 환상에서 깨어나야 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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