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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락사’ 김태규 씨 유족, “태규 죽게 만든 회사는 죄가 없나?”1심 2차 공판 검찰 구형에 강하게 반발... 책임자 엄벌 요구
장명구 기자  |  news@newsq.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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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20.05.18  19:48: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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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수원지방법원 앞에서 1인 시위 중인 ‘추락사’ 고 김태규 청년 어머니 신현숙 씨와 누나 김도현 씨. ⓒ일하는2030

경기 수원의 한 공사장 엘리베이터에서 추락해 숨진 청년 건설노동자 고 김태규 씨의 유족은 18일 성명을 내고, 책임자 처벌 수위가 너무 낮다며 재판부와 검찰에 책임자 기소와 엄벌을 촉구했다.

앞서 15일 검찰은 1심 2차 공판에서 업무상과실치사·산업안전보건법·승강기안전 관리법 위반 등의 혐의로 기소된 시공사 현장소장과 현장 차장에 대해 각각 징역 1년과 징역 10월, 승강기 제조업자에 대해 벌금 300만원, 시공사 법인에 대해 벌금 1000만원 등 구형했다.

이에 김 씨 유족은 “지난 15일 산재사망 책임자인 시공사와 발주처 대표가 모두 빠진 반쪽짜리 1심 2차 공판이 있었다”며 “검사의 구형은 업무상 과실치사의 일반 양형규정에 비해서도 턱없이 낮았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개탄스럽다”고 했다.

김 씨 유족은 “검찰과 재판부에 묻고 싶다. 본인들 가족이 죽었어도 이렇게 면죄부를 줄 생각인가? 이렇게 면책된 기업들이 무엇이 무서워 안전 관리에 신경을 쓰겠나?”라며 “이 나라 정부는 도대체 누구의 편인가?”라고 따졌다.

김 씨 유족은 “중대재해기업처벌법 제정으로 노동자 잘못으로만 몰아가는 관행부터 꼭 바꿔야 한다”며 “재판부와 검찰에 다시 한 번 책임자 기소와 엄벌을 요구한다”고 거듭 강조했다.

다음은 ‘故 김태규 청년 추락사 1심 2차 공판 및 검찰 구형 유가족 성명’ 전문이다.

제 동생 태규는 작년 4월 10일 수원 건설 현장에서 추락사 했습니다. 일용직 노동자라는 이유로 가장 높은 곳에서 일했지만 안전화·안전모·안전벨트 등 안전장비를 지급받지 못했으며 또한 안전대·추락방지망 역시 없었습니다. 시공사 은하종합건설은 미승인으로 불법운행한 화물용 승강기에 태규를 태워 죽게 만들었습니다.

현장 차장은 큰 부상으로 깁스처리된 팔로 20미터 높이 엘리베이터에서 신호수도 없이 지게차를 운행했습니다. 안전교육도 했다고 했지만, 이 역시 거짓이었습니다. 이는 모두 첫날 같이 일했던 태규 형의 증언입니다.

시공사는 근로계약서를 위조하는 등 죽음에 대한 사과를 하기는커녕, 회사 잘못을 감추기에 급급했습니다. 이에 대해 얼마 전 고용노동부가 조사를 실시했습니다. 이때 근로감독관은 근로계약서 위조에 대해 근로기준법 위반임이 분명한데도 검찰이 불기소 한 사실에 대해 이해되지 않는다고 분명히 말했습니다.

우리 유가족은 3일장을 치른 후 태규가 어디서 어떻게 죽었는지 알기 위해 현장에 갔습니다. 4월 14일 일요일, 사고 지점인 5층에 엘리베이터가 있었습니다. 태규 것으로 추정되는 피 묻은 안전모가 쓰레기와 함께 버려져 있었습니다. 4월 15일인 월요일, 2차로 현장을 방문했습니다. 전면 작업 중지 명령이 내려진 상태였습니다. 5층에 있었던 엘리베이터가 1층으로 내려와 있었습니다. 현장에 있는 시공사 은하 종합건설 이사, 현장차장에게 물었습니다. “왜 1층에 내려져있냐” 라는 저의 질문에 “1층에 있는 게 보기가 좋아서 내렸다”라고 답했습니다. 시공사 이사는 본인이 내리라고 지시했다고 합니다. “경찰이 내려도 된다고 해서 내렸다”라고 증언했으나 이는 거짓이었습니다.

엘리베이터 아래에 있는 심장 제세동기로 태규를 살리고자 심폐소생술을 했다고도 했습니다. 하지만 심장 제세동기는 그 어디에도 없었습니다. 현장을 훼손한 파렴치한 짓을 저질렀지만, 시공사 이사는 결국 혐의 없음으로 불기소됐습니다. 이 과정에서 고용노동부는 사실상 사측의 증거 은폐를 용인하기까지 했습니다

발주처이자 건축주인 ACN 관계자는 “우리가 피해자다. 재수 없게 여기서 죽어 다 된 밥에 돈 들게 만든다”는 발언을 했습니다. 문지기를 배치해놓고 사유지라며 출입을 막았습니다. 또한 “엘리베이터에서 떨어졌으니 엘리베이터 업체에 연락하라”며 인면수심 태도로 저를 조롱하고 밀치기까지 했습니다. 이런 ACN은 경기도지사에 의해 유망 기업으로 인증까지 받았습니다. 불법 다단계 하도급 구조가 빚어낸 죽음임이 분명한데, 태규를 죽게 만든 회사는 우수 기업으로 상까지 받은 것입니다.

7개월이 지난 후, 당시 cctv 영상을 봤습니다. 태규가 떨어졌을 때 80m를 내달려 뛰어가 응급조치를 했다던 시공사 이사가 실제로는 바지 주머니에 두 손 넣고 동네 마실 가듯 어슬렁거리며 걷는 모습이 고스란히 찍혀 있었습니다. 태규의 죽음이 이들에게 어떻게 취급되었는지 알게 해주는 모습이었습니다.

저희 유가족이 보름 동안 밤을 새워 조사했던 자료를 경찰에게 제출하여 강력히 재수사를 요구했습니다. 그 결과 시공사 대표 등 6명에 대한 기소 의견으로 검찰에 올렸습니다. 하지만 검찰은 시공사 대표와 발주처 대표를 모조리 무혐의 불기소 처리하며 태규와 저희 유가족을 두 번 죽였습니다. 아니, 이 나라의 산재사망 유가족들을 다시 한 번 절망으로 밀어넣은 처분입니다.

지난 5월 15일, 산재사망 책임자인 시공사와 발주처 대표가 모두 빠진 반쪽짜리 1심 2차 공판이 있었습니다.

검찰은 업무상 과실치사, 산업안전보건법, 승강기안전 관리법 위반 등으로 기소한 시공사 현장소장과 현장 차장에게는 각각 징역 1년과 징역 10월을 구형, 승강기 제조업자에게는 300만 원 벌금, 은하 종합건설에는 1000만 원 벌금을 구형했습니다. 개탄스럽습니다. 검사의 구형은 업무상 과실치사의 일반 양형규정에 비해서도 턱없이 낮았습니다. 이 과정에서 재판부는 ‘재판부가 판단할 수 있는 것은 제한적’이라며, 기자들에게 기사의 내용에 반영해줄 것을 요구하기까지 했습니다.

검찰과 재판부에게 묻고 싶습니다. 본인들 가족이 죽었어도 이렇게 면죄부를 줄 생각입니까? 왜 죽은 태규는 있는데, 죽게 만든 회사는 죄가 없습니까? 이렇게 면책된 기업들이 무엇이 무서워서 안전 관리에 신경을 쓰겠습니까? 이 나라 정부는 도대체 누구의 편입니까? 진상 규명은 고사하고, 이런 법적 책임으로 처벌과 재발방지가 가능할지 눈앞이 캄캄합니다. 꿈에서라도 태규를 볼 면목이 없습니다. 중대재해기업처벌법 제정으로 노동자 잘못으로만 몰아가는 관행부터 꼭 바꿔야 합니다. 재판부와 검찰에게 다시 한 번 책임자 기소와 엄벌을 요구합니다.

2020년 5월 18일 청년 건설노동자 故 김태규 유가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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