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도민이 의사결정구조에도 참여할 수 있어야”

▲ RESET, 경기지역 방송 어떻게 만들 것인가 토론회. ⓒ뉴스Q 장명구 기자

“지금 새롭게 시작하고자 하는 지역방송의 재허가 주체는 방통위가 아닌 지역청취자와 시민사회, 그리고 노동자들임을 명확히 해야 한다.”

‘RESET, 경기지역 방송 어떻게 만들 것인가 토론회’에서 나온 주장이다.

‘경기지역 새 방송 ‘새로운 99.9’ 추진위원회(이하 추진위)’는 22일 오후 영통구 디지털엠파이어2 세미나실에서 ‘RESET, 경기지역 방송 어떻게 만들 것인가 토론회’를 열었다.

기조 발제를 황호완 TBS ‘우리동네라디오’ 시민PD가 했다. 주제는 ‘경기 지역방송 어떻게 만들 것인가’였다.

황 시민PD는 경기방송의 문제점에 대해 “이익이 나는 한에서는 개인이 방송국을 소유하는 것이 의미가 있으나 그것이 개인의 이익과 배치되는 순간 방송국을 기꺼이 포기하고 임대사업자로 남을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는 모습에서 우리가 상상하는 방송의 공공성이나, 지역방송국으로서의 책임성 등은 어디에도 없다”고 비판했다. “경기방송 이후의 방송은 바로 이와 반대의 모습이어야 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황 시민PD는 “새로운 방송은 도민들의 참여와 다양한 상상력을 바탕으로” 추진돼야 한다고 조언했다.

TBS 모델을 참고해 새로운 방송의 중요한 원칙으로 ▲시민과 함께하는 지역 저널리즘의 강화 ▲지역(마을) 공동체 플랫폼으로서의 역할을 하는 방송국 ▲시사교양 프로그램의 차별화 등을 제시했다.

경기지역 새 방송 사업자의 기준과 자격으로는 ▲독립성 확보 ▲방송사의 내적 자율성 확보 ▲재정 자율성 확보 ▲고용승계 등을 제안했다.

결론적으로, 황 시민PD는 “지역에서 지역주민들의 이야기를 담아낼 수 있는 지역공영방송을 만들어간다는 것은 새로운 시도일 수 있다”며 “이런 시도를 경기도도 할 수 있을지에 대해 상상하고, 토론해야 한다”고 말했다.

황 시민PD는 “지금 새롭게 시작하고자 하는 지역방송의 재허가 주체는 방통위가 아닌 지역청취자와 시민사회, 그리고 노동자들임을 명확히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기조 발제에 이어 토론이 벌어졌다.

류명화 경기시민연구소 ‘울림’ 공동소장은 “경기도가 참여하는 만큼 경기도의 간섭을 방지하기 위한 장치를 어떻게 만들어야 할 것인지가 가장 큰 고민”이라며 “미연에 방지하기 위해선 도민의 참여가 전제돼야 한다”고 말했다. “도민이 의사결정구조에도 참여할 수 있어야 한다”고 했다.

한범승 경기지역 미디어센터네트워크 간사는 ‘지역방송과 마을미디어’를 주제로 토론했다.

한 간사는 “방송은 과거와 달리 시민들의 참여가 단순히 엽서를 보내 사연을 보내는 방식을 넘어 스스로 만들고 송출하는 영역까지 확대되었다”며 “경기도 역시 현재 플랫폼에 대해 고민하고 있지만 마땅한 플랫폼이 없어 2020년 사업이 지체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어서 빨리 경기방송이 TBS 사례처럼 도민의 방송이 되길 희망한다”고 했다.

원용진(경기민언련 공동대표) 서강대 커뮤니케이션학부 교수는 먼저 경기방송 직원, 노조 관계자들에게 “추진위와 방향을 같이 해 달라”고 호소했다. “앞으로 정말 힘든 시기가 올 것이다. 그 부분을 여러분들이 이겨내야 하기 때문에 이런 말씀을 드린다”고 말했다.

원 교수는 “경기방송의 재원 중 하나는 경기지역 각 지자체의 지원이다”라며 “수원시, 성남시 등 대도시가 참여하는 새로운 컨소시엄을 형성하되 점차적으로 더 많은 지자체가 들어오는 식으로 추진하면 좋을 것”이라고 방향을 제시했다.

토론회 참가자들도 한마디씩 했다.

경기민언련 양훈도 정책위원장은 “근본적으로 경기도민이 주주라는 것을 명확히 할 필요가 있다”며 “추진위가 직접 하든지 주체를 빨리 만들어야 한다”고 말했다. “경기도민들이 많이 참여하고, 각 지자체가 많이 참여하는 방식이면 좋겠다”고 했다.

해고됐다 복직된 경기방송 노광준 PD는 지자체와 자본의 광고에 막혀 고발 보도가 불발됐던 사례를 들며, “권력과 자본으로부터의 독립이 필요하다. 이번에 만들어지는 경기방송은 그런 방송이 아니라 도민으로부터 사랑받는 방송이 됐으면 한다”는 바람을 전했다.

경기방송 장주영 위원장은 “지난 7~8년 동안 너무나 잘 알아 왔고 지옥 같은 시간을 견뎌왔다. 그 지옥 같은 시간 끝에 폐업이 됐다”며 “누가 대신해 주지 않는다. 주체가 돼야 할 사람은 경기방송 조합원이다. 추진력도 노조에서 나온다”고 말했다.

장 위원장은 이어 “위기는 곧 기회다. 지옥 같은 시간을 다시 보내지 않기 위해, 재발을 막기 위해 저희는 견디겠다”며 “추진위와 같이 행동할 것을 약속한다”고 강조했다.

토론회를 마무리하며, 사회를 맡은 경기민언련 민진영 사무처장은 “새롭게 만들어지는 경기방송은 청취률, 광고료에 신경 쓰기보다 경기도민의 참여가 중요하게 고민돼야 한다”며 “경기방송이 망가지도록 방치한 현업 언론인, 민언련, 지역시민사회의 철저한 반성이 전제돼야 한다”고 말했다. “제대로 된 경기방송을 만드는 데 추진위와 함께 달라”고 거듭 호소했다.

한편 이날 토론회에 함께 한 경기도의회 김달수 문화체육관광위원장은 인사말에서 “지역공영방송에 대해 적극 찬성한다”며 “경기도의회에서도 할 수 모든 지원 방안을 강구하겠다”고 말했다.

언론노조 오정훈 위원장은 “초유의 사태”라고 규정하면서, “새로운 경기지역 방송으로 도약할 기회를 잡아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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