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월 13일 기억공간을 생각하며

▲ 서울도서관 기억공간. ⓒ수원416연대

수원416연대 회원들이 광화문 기억공간을 찾았다. 지난 4월, 수원시의회가 세월호 참사 추모를 위한 조례를 의결하며 수원도 기억전시관을 고민할 수 있게 됐다.

부모님들과 광화문광장에서 피켓팅을 끝낸 수원416연대 회원들은 416연대 활동가들의 안내를 받아 광화문광장에서 출발했다. 언제나 씩씩하신 재욱이 엄마와 함께 출발했다.

얼마 가지 않아 우리는 서울신문 앞 잔디밭에 섰다. 사무국장은 이 자리에 언론이 기억하는 세월호 조형물이 세워질 것이라고 말했다. 언론은 세월호 참사의 공범이었다. 정론직필해야 할 그들이 아이들이 죽어가고 있는 순간에도, 그 부모들이 울부짖을 때에도 눈감고 거짓을 보도했다. 여기 세워질 조형물은 펜을 든 자들에게 나침반이 되어 줄 것이다.

서울광장에 도착했다. 이곳에 올 때마다 나는 46일의 단식을 했던 유민이 아빠가 떠오른다. 교황이 그분의 손을 잡아줬던 순간보다, 단식 중 쓰러졌던 그분이 다시 광장으로 돌아왔던 날, 이 광장을 가득 메우고 있던 사람들이 다 같이 일어서서 진한 박수갈채를 보내줬던 그 순간을 더 진하게 기억하고 있다. 노란 종이배로 가득찬 서울광장의 사진을 보니 그때가 저절로 떠오른다.

서울은 희생자를 추모하던 분향소 자리에도 표지석을 설치했다. 기억하는 법을 잘 아는 서울이었다. 맞바로 서울도서관에 들어갔다. 나는 감탄을 금치 못했다. 아! 그렇게 아프고 가슴시리던 그날들을 어떻게 이리 아름답게 담아둘 수 있을까?

왜 이렇게 아름답게 담아두어야 했을까? 팽목항 바닥에 낙서를 하며 노는 아이들이 우리에게 “어떻게 살 것인가?” 묻고 있었다.

서울도서관 기억전시관은 세월호뿐만 아니라 구의역 사고로 세상을 떠난 청년도 잊지 않고 있었다. 서울에 살았던 사람이 아니라 서울 땅과 하늘이 간직하고 있는 기억들을 모아두었다.

1호선 지하철 타는 길로 내려가니 벽면에는 의인들의 사진들이 걸려 있었다. 늘 마주하는 곳에 우리가 잊지 말아야 할 기억들을 쉽게 드러내고 있었다. 서울이 기억을 기억하는 법이었다.

서울이 수도라서 저절로 특별해진 것이 아니었다. 잊지 말아야 할 것을 잊지 않고 있었고, 기억해야 할 것을 기억하고 있어서 특별해진 것이었다.

이제 수원 차례다.

▲ 광화문광장에서 피켓팅을 하는 모습. ⓒ수원416연대
▲ 광화문광장 기억공간. ⓒ수원416연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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