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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관협력으로 주일미군기지 감시활동 진행하는 우치나 방문기
김성기 평택평화시민행동 상임공동대표  |  news@newsq.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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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9.05.31  20:05: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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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키나와 평화행진 한국참가단. ⓒ2019평화행진단

지난 5월 15일부터 20일까지 우치나(Uchinaa, 沖繩-충승, 오키나와-おきなわ)에 처음 다녀왔다.(오키나와는 류쿠왕조를 침략해 우치나를 창씨개명한 것으로 본래의 이름을 쓴다)

우치나 사람들이 평택에 여러 번 왔었다. 15년 전부터 간혹 미군기지 둘러보기도 하였고 식사도 함께하였다. 으레 평택 미군기지를 다녀가는 여느 손님과 다르지 않았다.
 
그러던 나에게 우치나가 좀 더 가까이 다가왔다. 2016년 우치나를 다녀온 어느 한 활동가로부터 우치나 미군기지 투쟁과 관련한 자료를 받고서부터이다.

2015년 7월 10일 출범한 <미군생화학무기반입·실험저지 평택시민행동>(이하 평택평화시민행동) 집행위원장을 맡고 있었던 나는 미군기지 투쟁을 대중적으로 진행할 수 있는 방안을 찾고 있었다. 그러던 차에 그 활동가로부터 미군기지 감시활동 등 매일 미군기지 투쟁을 하고 있는 우치나 사람들의 투쟁을 듣게 되었고 자료도 받았다.

그 자료를 보면서 매일 투쟁을 진행하고 미군기지 감시활동을 하고 있는 것에 관심이 쏙 빨려들어 갔다.

2016년 <평택평화시민행동>은 경기도의원과 함께 준비하여 경기도의회에서 ‘경기도 주한미군기지 및 공여구역 환경사고 예방 및 관리 조례’를 제정했다. 평택에서도 조례를 활용하여 대중적으로 환경감시활동을 하면 좋겠다는 의견이 나왔다. 같은 해 하반기 수 차례 논의를 진행하면서 2017년 사업계획에 평택미군기지 환경감시활동 사업을 채택할 수 있었다.

평택에서 진행하고 있는 주한미군기지 환경감시활동의 영감은 사실 우치나 동지들의 투쟁에서부터 출발했다고 할 수 있다. 나는 그렇게 어느 한 활동가로부터 전해들은 우치나 투쟁에 한 발짝 더 가까이 다가갈 수 있었고, 마침내 2019년 한일 평화교류에 참여할 수 있었다.

우치나 방문 중 내가 가장 놀라웠던 것은 주일미군기지에 대해 행정기관이 시설을 갖춰 직접 상시적 감시활동과 안내를 진행하고 있는 것이었다. 한국의 주한미군기지에 대한 행정기관의 대응과 비교돼 큰 충격이었다.

우치나는 민관이 협력하여 미군기지 감시활동을 한다. 가데나 공군기지(Kadena Air Base, 嘉手納飛行場かでな ひこうじょ 가데나 비행장)는 일본 오키나와에 위치한 미국 태평양 공군(PACAF)의 가장 큰 군용 비행장이다.
 
우치나현 지자체인 가데나정(嘉手納町) 기지대책과에서는 기지 근처에 기지감시 카메라, 클로즈업 망원경 등 감시활동 시설을 갖춰 누구나 참여할 수 있도록 보장한다.

더불어 시민과 관광객에게 기지 안내서를 제작하여 기지 연혁, 기지 면적, 사용부대명칭, 비행기종, 탄약고, 육군저유시설, 항공기 폭음·사고 현황, 환경오염사고 현황 등 시설과 관련한 거의 모든 것에 접근할 수 있도록 보장한다.

후텐마 비행장(普天間飛行場, Marine Corps Air Station Futenma)은 기노완(宣野灣) 시에 위치하고 있다. 미군기지 관련 부서는 후텐마 기지가 내려다 보이는 언덕에 기지감시 카메라를 설치하여 시청 홈페이지를 통해 감시정보를 공개한다.
 
미군기지 내부를 육안으로 확인할 수 있는 언덕, 건물 옥상 등을 확보한 뒤 주기적으로 취재, 촬영한 정보를 일본 전국에 유포하며 공유하는 기지 감시망을 갖추고 있다.

미군기지의 일거수 일투족을 모니터하여 홈페이지(http://www.rimpeace.or.jp)에 게재, 감시하며 홈페이지로 감시하는데 그치지 않고
http://city-ginowan-okinawa.miemasu.net/ViewerFrame?Mode=Motion&Language=1
을 접속하면 누구나 후텐마 기지의 동향을 한 눈에 파악할 수 있다.

주일미군기지 감시활동뿐만 아니라 민관협력으로 우치나현 평화기원자료관, 치비치리동굴, 남부전적지 야전병원 터, 우치나현립박물관 등 우치나 참상에 대해 발굴, 복원, 보존을 위한 정책을 시행하고 있었다. 

우치나 국회의원, 시의원들까지도 시민의 입장에서 뛰고 있는 모습은 부럽지 않을 수 없었다.
 
위와 같은 주일미군기지에 대한 감시활동과 역사 발굴에 대한 민관협력이 저절로 쟁취된 것은 아닐 것이다. 끊임없는 주민들의 투쟁의 역사가 뒤따른 결과일 것이다.

   
▲ 평화행진을 하는 모습. ⓒ2019평화행진단

그렇다면 평택시의 현실은 어떠한가?

평택시장, 평택시의원 16명, 경기도의원 4명, 국회의원 2명, 공무원 할 것 없이 공직에 몸담고 있는 이들 모두가 주한미군기지 내 세균실험 진행에 대하여 꿀 먹은 벙어리처럼 입도 뻥긋하지 않고 지나친다.
 
주한미군기지 관련 평택시 행정부서 명칭은 ‘한미협력과’이다. 이름값을 한다고 기본적으로 미군과 협력하는 관계임을 명확히 보여주고 있다.

주한미군에 대한 평택시의 입장에는 분명 시민의 입장이 없다.

2017년 7월 주한미군 오산에어베이스(Osan Air Base) 기지 주변에 폭우 피해 사건이 있었다. 기지 주변 콘크리트 담장 설치 이후 물난리가 나서 이삿짐센터 20여 가구의 물건과 그곳에서 거주하던 주택이 침수피해를 입은 바 있다.

40여 년 동안 침수 피해가 없던 곳에서 콘크리트벽 설치 이후 발생한 것이 분명함에도 불구하고 평택시는 피해자들에게 합당할 만한 어떠한 조치를 취하지도 않았다. 대한민국 정부는 국선변호사를 세워 오히려 미군 측 입장에서 배상책임이 없다는 변론를 진행하고 있다.

한국 정부와 평택시로부터 평택시민이 보호받지 못하고 있는데 왜 세금을 내고 살고 있는지 의문이 들 정도로 형편없다.

주한미군 사건·사고 상담센터가 있으나 이것 또한 유명무실이다. 외교부에서 1명, 평택시에서 3명을 파견하여 운영한다. 이들이 미군 범죄사건 접수받는 것과 주한미군 범죄신고를 받는다는 현수막 게시하는 것 말고 무엇을 하고 있는지 알 수가 없다.

한국에서 주한미군기지 감시활동은 행정기관의 비협조에다, 오히려 감시를 받으면서 애오라지 시민사회단체에서 진행하고 있다.
 
주일미군기지에 대한 우치나 민관협력의 모습과 그 결과를 접하면서, 우리도 기존 정치세력에 대한 비판과 기대를 넘어 이제 직접정치에 참여했으면 한다. 지방자치 30년, 허구한 날 기존 정치세력들을 비판했으면 많은 기회를 줬다고 생각한다. 더 이상 기존의 정치세력에게 의존하지 말아야겠다는 생각이다.
 
미군기지의 입장에 서는 것이 아니라 시민의 입장에서 직접 예산과 정책을 추진할 수 있어야 한다. 미군기지와 관련하여 평소에 아무것도 하지 않던 사람들이-평택시장, 평택시의원 16명, 경기도의원 4명, 국회의원 2명- 갑자기 관심을 갖고 관계 서적 몇 권 본다고 해서 뭐가 달라질 것이라고 기대하지 않는다. 미군기지에 대한 관심과 실천에 적극적이고 동지들로부터 검증된 사람이 의회에 들어갈 수 있는 터전을 마련했으면 한다.

끝으로 정성을 다하여 우리를 안내하고 격의 없이 우리를 대해주고 함께해 준 모든 선생들께 무한한 존경과 감사의 인사를 드린다.

타카하시 선생은 오랫동안 한일민중연대를 이끌어주시고 또 운전까지 해주셨다. 도미야마 마사히로 선생은 5일 내내 함께하여 주셨다. 공식일정을 마친 후에는 아와모리를 마시며 노래와 웃음을 선사해 주셨다. 그리고 우치나와 한국의 교류 역사와 문물에 대해 들려주셨다. 마치 오랫동안 만나왔던 친구처럼 스스럼없는 관계를 만들어 주셨다.

오키모토 히로시 선생은 저의 질문에 일일이 답해주시고 안내하여 주셨다. 오오무라 선생은 나에게 우치나 식물에 대해 친절히 답해주시고 도시락까지 챙겨주셨다. 우리들에게 마지막 날 슈리성을 안내하여 주시고 근처 소바 맛집까지 소개하여 주셨다.
 
아나키스트 페미니스트 나까야마 선생은 귀국 전날 도미야마 선생과 함께 국제시장 근처 맛집에서 즐거운 시간을 함께하여 주셨다. 귀국 당일 나하공항까지 나와서 3시간씩 기다리다 사진까지 찍어주셨다.

히토유키 선생, 가또 선생, 유리 선생은 한국 사람들의 말 씀씀이에 담긴 감정까지 읽으시고 통역과 가이드를 능수능란하게 해주셔서 아주 놀라웠다. 니시하라 선생, 슈니치 선생, 토마호시 선생은 일본의 혁명가를 불러주시면서도 조용히 함께 아와모리를 마셔주셨다.

첫날 운전을 해주신 테루야 선생, 이틀 동안이나 운전하여 주신 토쿠쇼 선생, 반바지 차림으로 끝까지 함께하여 주신 미나미노 마사토 선생님, 정말 고마웠습니다.

가수 마유미 가와쿠치 선생은 행진하면서 흥을 돋궈주시고 ‘진실은 침몰하지 않는다’를 열창하여 주셨다. 나에게 싸인까지 해주셨다. 운전 중 그의 노래를 듣고 있다. 기노완 세미나 하우스를 내어주신 사토시 목사님에게도 감사를 드린다.
 
우치나에도 그리워할 수 있는 동지들이 생겨서 행복하다.
すわりこめ ここへ ここへ すわりこめ
우치나-한국 민중연대 만세!

   
▲ 김성기 평택평화시민행동 상임공동대표. ⓒ2019평화행진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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