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박승하 일하는2030 대표. ⓒ박승하

더불어민주당 국회의원 및 지역위원장들의 현수막이 많이 보입니다.

‘5월에서 평화로’.

알 듯합니다. 하지만 우린 구호들이 지닌 허점들 역시 알 수 있죠. 그들에게 조언하자면, 518민중항쟁 진상규명과 한반도 평화는 지금까지보다 훨씬 치열하게 싸워야 쟁취할 수 있는 목표라는 겁니다. 특히 국가권력과 집권여당은 더욱 큰 책임이 있습니다.

먼저 5월로 말하자면, 1980년 당시 정보부와 국무부 그리고 국방부를 포함한 미국 정부의 기밀문서 공개를 요구해야 합니다. 역사에서 매우 중대한 학살을 규명하는 작업입니다. 피해자들과 그 가족들이 아직도 많습니다. 그동안 민중들의 실천이 이뤄낸 ‘밑밥’ 위에, 강대국에 대한 정부의 정당한 요구가 필요한 시점이 됐습니다. 정말 전두환이 혼자서 결정하고 명령했으며 미국은 침묵했다고 믿는 건 아니잖아요.

그리고 평화.

더불어민주당과 달리 미국은 한반도 평화를 원치 않습니다. 그들이 분단의 원인이기 때문이죠. 미국은 그들과 그들 기업의 이익을 위해 한국에서 수많는 만행을 저질러왔습니다. 평화에 대한 그들의 뒤틀린 진심은 길게 볼 것 없이 한미든 북미든 최근 대화들을 통해 이미 입증됐습니다.

그런데 문재인 정부는 16일 “한미 정상이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를 통한 항구적 평화 체제 구축과 한미동맹 강화 방안에 대해 협의할 것”이라고 발표했습니다. 또한 “최종적이고 완전하게 검증된 북한 비핵화를 위해 긴밀히 조율할 것”이라고도 했죠.

미국의 언어에서 저 비핵화와 동맹은 모두 명백히 호전적인 전쟁 개념입니다. 평화를 원하지 않는 이들의 일방적 요구를 수용한다면 한반도 평화는 더욱 멀어질 뿐이에요. 일방적 요구들은 최소한 외교적으로 유예하고 남북관계의 전진에서 답을 찾을 때입니다. 연초에 금강산 관광이 얘기됐지만 여전히 민간교류도 제대로 안 되잖아요.

미국은 강대국입니다. 하지만 문재인은 한국의 대통령이고 더불어민주당은 집권여당이죠. 이들이 내건 현수막 구호를 실현하기 위해선, 우리 입에 대북제재를 물리고 동맹강화의 멱살도 잡은 미국의 손을 풀어내야 합니다.

이처럼 사방에서 나풀거리는 ‘5월에서 평화로’ 현수막은, 이 말을 책임져야 할 정부와 더불어민주당의 구체적 노력을 절묘하게 숨기고 있습니다. 미국에게 맞서 입증해 주세요. 518민중항쟁의 진상규명과 한반도 평화의 연결고리를 찾는다면, 당연히 미국에 대한 우리 이익을 위한 자주적 입장 관철입니다. 이것을 꼭 기억해 주십시오.

지금은 5월이니까요.

저작권자 © 뉴스Q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