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최옥순 수원시사회적기업협의회 상임대표

▲ 최옥순 수원시사회적기업협의회 상임대표. ⓒ뉴스Q 장명구 기자

늘품상담사회적협동조합 사무실에 들어서니 입구에 수원시장 표창장, 경기도지사 사회적경제 활성화 유공 표창, 경기도의회 의장 표창장이 나란히 놓여 있었다.

늘품상담사회적협동조합은 심리적 어려움을 겪고 있는 아동, 청소년, 부부, 노인, 가족 상담을 통해 건강하고 행복한 삶을 살 수 있도록 도와 따뜻하고 희망찬 사회를 만들기 위해 노력하는 협동조합이다.

늘품상담사회적협동조합은 따스한 인간성과 탄탄한 전문성을 가진 상담가들이 한뜻으로 모여 소외계층과 다양한 개인, 집단 상담, 교육지원사업, 지역사회 연대 등을 통해 건강한 사회, 공동체적 사회를 만들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늘품상담사회적협동조합은 고색점과 광교점이 있다.

8일 오후 늘품상담사회적협동조합 고색점에서 최옥순 이사장을 만났다. 최 이사장은 수원시사회적기업협의회 상임대표도 맡고 있다.

- 상담 일을 시작하게 된 계기는?

상담 일을 시작한 지 벌써 12년이 됐다. 미술치료를 공부하다가 시작하게 됐다. 대학원에서 가족치료학을 전공했다.

어려운 사람들을 돕고 싶어서 석사 동기들과 협동조합을 만들었다. 2013년 협동조합에 대해 공부하기 시작해서 2014년 협동조합을 설립했다. 공부할 때는 6명이 시작해서 협동조합을 설립할 때는 15명이 함께했다.

우리 협동조합은 상담 일을 해서 돈이 남으면 이익을 분배하지 않겠다고 했다. 그 돈으로 취약계층을 돕겠다고 했다. 그렇게 봉사할 사람만 붙어라! 그런데 돈 하나도 안 가져가도 좋다고 사람들이 모인 것이다.

수원 역전시장에서 7평짜리 사무실로 시작했다. 그러다 영동시장에 있는 사회적경제지원센터에 입주하면서 사업을 확장했다. 사회적기업 인증도 받았다.

사업을 확장하면서 고색점과 광교점을 운영하고 있다.

- ‘늘품’이라는 이름이 참 좋다.

조합원 19명에게 공모해서 지은 것이다. 이름 지을 때 아주 치열했다. ‘늘품’은 ‘늘 어머니 같은 품’이라는 뜻이다.

‘늘품’ 글씨체도 아는 지인이 직접 써 준 것으로, 한국 땅에 하나밖에 없는 글씨체이다.

- 상담 일을 하면서 특별히 기억나는 에피소드가 많을 것 같다.

마약중독 가족을 상담한 적이 있다. 남편이 마약을 판매도 하고 투약도 해서 구속된 상태였다. 심지어 외도까지 했다.

부인과 상담을 했다. 그런데 문을 열고 나가면 곧 자살할 것 같더라. 그래서 자살예방센터로 연결해 주었다. 관리 사례로 해서 집중적으로 도왔다.

지금은 자활센터에서 일하는 등 경제적 활동을 하고 있다. 아이도 지능이 좀 떨어지고 왕따를 당했는데 정말 예쁘게 잘 자라고 있다.

알콜중독 가족을 상담한 사례도 있다. 아주 잘 치료가 돼 알콜을 끊었다. 남자 친구도 만나고 잘 살고 있다.

알콜중독은 혼자서는 해결이 안 된다. 가족이 함께 해결해야 한다. 병원에서는 약 처방만 한다. 하지만 상담은 왜 알콜중독에 걸릴 수밖에 없었는지 근본원인을 찾는 것이다.

- 사회적기업, 사회적협동조합이다. 아까도 말씀하셨듯이 사회적으로 좋은 일을 참 많이 하고 있다.

연간 취약계층 아이들 1800명 정도를 무료 내지는 소액만 받고 상담을 해 주고 있다. 지역아동센터 아이들, 독거노인 등 어르신들 상담도 하고 있다.

여름과 겨울 방학에는 무료로 여러 프로그램을 열고 있다. 늘품마음놀이학교에 오고나면 아이들 표정부터가 밝아진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치료 받아야 하고 상담해야 할 아이들이 너무 많다는 게 안타까울 따름이다.

- 반대로 어려운 점은 없나?

저희가 사회적협동조합이다보니 상담센터인지를 잘 모르고 계시는 경우가 많다. 무슨 자선단체인 줄 안다. 그래서 유료상담이 별로 없다. 또 무료상담을 너무 많이 하기도 한다.

유료상담을 더 확대해야 하는데 그런 데서 어려움이 있다. 재정적 어려움이 좀 있다.

게다가 올해는 지원도 끊어졌다. 사회적협동조합인데 취약계층 고용률이 떨어진다며 지원 대상에서 제외됐다. 그럼에도 단 한 명도 자르지 않고 고용을 유지하다보니 더 어렵다.

사실 지원 대상에서 떨어졌다는 것은 말이 안 된다. 상담 일을 하려면 기본이 석박사여야 한다. 특성상 취약계층을 고용한다는 것이 불가능한 것이다. 행정을 맡아보는 선생님 두 분만 대졸이고 나머지 상담 일을 하시는 선생님들은 석사 이상급이다.

- 상담 일을 하시면서 보람도 크실 텐데.

혼자 벌었으면 더 벌었을 것이다. 하지만 이 일을 하면서 내놓는 게 더 많다. 그럼에도 행복감을 느끼고 즐겁기만 하다.

상담을 한다는 것이 워낙 고가여서 접근하기가 어렵다. 제가 가지고 있는 상담의 내용을 사람들에게 나눠 줄 수 있다는 것, 그것을 통해 좀 더 많은 사람들이 건강하게 행복하게 살 수 있다는 것에 만족한다.

- 앞으로의 바람이나 계획이 있다면?

수원시사회적기업협의회 상임대표를 맡고 있다. 사회적기업이 갖는 사회적 가치가 좀 더 많은 사람들에게 알려졌으면 좋겠다. 사회적기업은 어려운 사람들을 돕는 기관이고 돕는 사람들이다.

지난 4월 30일 능실종합사회복지관에서 ‘사회적 가치 실현, 상호 협력적 관계망 구축 및 지속적 지역 상생발전을 위한 업무협약식’을 했다.

이번 업무협약에는 수원시사회적기업협의회 늘품상담사회적협동조합 외 24개 기관, 수원시사회복지협의회 연무사회복지관 외 30개 기관, 경기쿱 복지분야 조직 꽃맘센터협동조합 외 11개 기관 등이 동참했다.

서로 상상하는 것을 이번에 한 것이다. 뿌듯하더라.

수원시사회적기업협의회 상임대표인 만큼 당분간 늘품상담사회적협동조합을 넘어 수원시 사회적경제 조직들이 더 성장할 수 있도록 노력하고 연대하는 활동을 하려고 한다. 민관 거버넌스도 구축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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