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지연 매탄마을신문 대표. ⓒ뉴스Q 장명구 기자

저는 세 아이를 키우고 있는 엄마이자 수원416연대 회원입니다.

2014년 4월 16일 이후 모두가 그렇듯이 저는 큰 충격을 받았고 세월호 피해자 가족의 분노와 아픔에 깊이 공감했습니다. 참사 당시 TV로 배가 가라앉는 것을 보면서도 다 구조되었다는 말에 속아 안도의 숨을 내쉬었던 제 자신이 너무나 부끄럽고 그 순간 구조를 기다리며 두려움에 떨었을 아이들을 생각하면 지금도 가슴이 저립니다.

세월호가 90도 가까이 기울고 침수가 시작돼 침몰하는 그때에도 하나같이 가만히 있으라, 움직이지 말라고 했다지요. ‘위험하니 당장 배 밖으로 탈출하라’고 말하는 자가 단 한 명도 없었다는 사실이 이해가 가지 않습니다. 304명 국민의 목숨을 해경은 구조하지 않았고 언론은 거짓말로 모두를 속였고 모든 것을 책임져야 하는 청와대는 잠들어 있었습니다.

참사 당시 3일을 기다리던 가족들이 비를 맞으며 걸어서 청와대로 향하던 장면을 생생히 기억합니다. 그 길을 경찰은 무력으로 막았었지요. 그 후로도 지금까지 세월호 가족들의 진실을 향한 길을 막아서고 왜곡하고 조작하고 심지어 조롱하는 자들이 있습니다. 그들은 진실이 밝혀지는 것이 무섭겠지요.

숨기는 자가 범인입니다. 304명의 목숨을 앗아간 청와대, 해수부, 기무사, 국정원 책임자들이 바로 살인마입니다. 이들이야 말로 304명을 죽인 ‘학살죄’로 처벌받아야 할 책임자들입니다.

진실을 밝혀야 할 책임은 우리 모두에게 있습니다. 모두가 책임지고 끝까지 진실을 밝혀 단 한 명도 빠짐없이 처벌해야 합니다.

무고한 사람들을 죽인 학살자가 버젓이 살아 돌아다니는 것을 더 이상 지켜만 보아서는 안 됩니다. 5.18 학살자 전두환에게 주어진 면죄부가 지금 자유한국당 국회의원들의 5.18 역사왜곡 망언으로 반복되고 있습니다.

세월호 참사 책임자들의 범죄를 감추고, 증거인멸을 지시했던 범죄 혐의자 황교안을 제대로 처벌하지 못 했습니다. 이 때문에 그 자가 지금 이 순간에도 천만 촛불 국민이 이룬 촛불탄핵을 부정하며 박근혜를 감옥에서 빼내기 위한 악행을 반복하고 있는 것입니다.

우리 국민들은 똑똑히 보았고 또 알고 있습니다. 세월호 참사의 범인이 누구이고, 학살죄로 처벌받아야 할 자들이 누군지 말입니다.

‘가만히 있으라!’는 말에 순종할 수 없습니다. 더 이상 학살자들이 뻔뻔하게 목소리를 높이고 국민을 기만하는 것을 두고 보아서는 안 됩니다.

우리 아이들이 지켜보고 있습니다. 아이들의 미래를 위해 끝까지 진실을 밝히고 책임자를 처벌하고 새로운 대한민국으로 거듭나야 할 것입니다.

지금 현재 416가족협의회는 ‘세월호 참사 특별수사단’ 설치를 바라며 청와대 국민청원운동을 진행 중입니다. 저도 동네에서, SNS에서 참여를 독려하고 있지만 많이 부족합니다. 주변 사람들에게도 전달하셔서 많은 참여를 부탁드립니다.

그리고 4월 16일 오후 3시, 안산에서는 5주기 기억식이 진행됩니다. 벌써 5년이 지났지만 아직도 밝혀진 것이 없다는 사실이 참사만큼이나 끔찍하기도 합니다.

어제 수원시민문화제에서 416연대 안순호 대표님이 오셔서 말씀하시길 작년보다 세월호를 기억하는 집회 수가 더 늘었다고 합니다. 우리는 결코 꺼지지 않을 촛불임을, 다시 횃불로 일어나 반드시 진실을 밝히고 책임자를 처벌할 것임을 믿습니다.

그 길에서 끝까지 함께하겠습니다. 들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이 글은 지난 13일 오후 광화문광장에서 열린 ‘세월호 참사 기억문화제’에서 매탄마을신문 서지연 대표가 무대에 올라 낭독한 글입니다. 서 대표는 매달 16일마다 매탄동에서 동네 사람들과 함께 ‘세월호를 기억하는 매탄동 촛불’을 들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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