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급식운동가의 밥값 단상

▲ 급식실 종사원들과 식사를 하고 있는 구희현 친환경학교급식 경기도운동본부 상임대표. ⓒ구희현

학교에서 밥값이 아직도 논란이 되고 있다.

급식실 종사원의 급식비 면제는 의무사항이 아니다. 급식실 노동자들의 특수업무를 인정하고 복리후생 차원에서 학교운영위원회의 심의 후 학교 자율로 결정하도록 돼 있다.

경기도 내 학교 98% 가량이 이러한 과정과 배려를 통해서 급식실 종사원 급식비를 면제하고 있다.

그러나 일부 학교에서는 다른 교직원과의 형평성을 들어 급식비를 받고 있는 실정이다. 시중 식당에 가면 모든 사람들이 밥값을 지불해야 하는 것을 상식으로 생각하지만, 특수한 조건이나 환경에 있는 사람들은 예외가 될 수 있다고도 생각해 본다.

식당의 가족이나 지인, 그리고 사회적으로 취약계층들은 주체들의 결정이나 합의, 양해로 혜택을 받을 수도 있다.

1천여 명이 넘은 학생들의 식사를 조리하고 배식하는 종사원들의 식사시간과 식사환경은 학교에 직접에 가보면 알 수 있다. 그만큼 조리와 배식으로 시간이 바빠서, 종사원들은 정작 자신들이 지은 밥이 코로 들어가는지 입으로 들어가는지조차 분간을 못할 정도로 정당한 식사를 못하고 있다. 그것도 매일.

그리고 급식실 종사원들은 강도 높은 육체노동, 열악한 근무환경에 처해 있다. 처우가 학교 구성원 중에서 가장 열악하다.

교육청이든 학교장이든 교육가족이라는 포용적 단어를 남발하지만 말고 일선학교의 갈등문제를 나서서 해결해 주었으면 한다.

또한 급식비 면제를 안 해주는 학교에서는 종사원들의 급식비를 받아 학생들의 급식의 질을 높인다고 강변하나, 종사원 몇 사람의 급식비가 이를 해결할 수 있겠는가?

급식의 질을 높이기 위해서는, 시급한 일로, 급식비에서 인건비와 식품비를 분리하고 무상급식의 조건에서 급식단가를 올리는 일을 교육청이 급식정책으로 해결해야 한다.

학교별로 새 학기 학교운영위를 구성하고 심의활동에 들어가는데 학부모와 교사들에게 따스한 가슴과 배려하는 마음으로 설명해서 급식비 면제를 흔쾌히 결정하면 좋겠다.

경기도는 유치원부터 고등학교까지 학부모들의 염원으로 무상급식이 실시되거나 실시될 예정이다. 학생들의 건강과 교육 그리고 학부모들의 부담 경감에 크게 기여하고 있다. 

밥 한끼가 학생들의 식판에 오르기까지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수고와 정성을 받치고 있는가? 안전한 식재료를 공급하는 농민들과 함께, 학교 현장에서 급식에 종사하는 조리종사원, 영양사, 영양교사들의 처지와 입장을 한번쯤 이해하는 기회가 되었으면 한다.

예산만 내려 보내준다고 안전하고 건강한 급식이 저절로 되는 것이 아니다. 밥을 짓고 반찬을 만든 사람들이 행복해야 정성스럽고 맛있는 밥상이 차려진다는 것을 모두가 기억했으면 한다.

▲ 급식실 종사원들이 숨쉴 틈없이 배식하는 모습. ⓒ구희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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