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팔달여성새로일하기센터 장희영 직업상담사

팔달여성새로일하기센터(센터장 황의숙, 이하 새일센터)는 수원시 팔달구 교동 수원시가족여성회관 2층에 자리하고 있다. 지난해 2월 말 여성들의 취업을 종합적으로 지원하기 위해 개소했다.

출산, 육아 등의 이유로 경력이 단절된 여성들을 위해 취업지원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아울러 직업교육훈련, 집단상담, 여성인턴제 운영, 워킹맘을 위한 고충상담 등 구직자의 취업을 지원하고 가사 및 자녀양육 부담을 완화하기 위한 다양한 프로그램을 운영한다. 수원 관내 경력단절 여성의 구직난과 기업의 구인난을 동시에 해결하는데 큰 기여를 하고 있다.

새일센터에서 근무하고 있는 장희영(41) 직업상담사 역시 두 아이를 키우느라 직장을 그만둘 수밖에 없었다. 중학교 2학년 아들내미와 초등학교 3학년 딸내미를 두고 있다. 지난 2005년 둘째를 낳고부터 전업주부로 있었다.

독실한 기독교도인 장 상담사는 네팔에 자원봉사를 다녀오기도 했다. 그곳에서 늘 감사하는 법을 배웠고 자신에게 주어진 모든 것들엔 이유가 분명히 있다는 것을 알았다고 한다.

▲ 장희영 직업상담사. ⓒ장명구 기자

- 우선 새일센터에서 일하게 된 계기가 궁금합니다. 어떻게 일하게 됐나요?

일을 하고자 하는 마음은 있었지만, 두 아이를 키우다 보니 여유도, 일할 엄두도 내지 못했어요. 아이들은 크고, 앞으로 남은 시간을 전업주부가 아닌 일하는 여성으로 살고 싶었지요. 전에 하던 일이 회계 일이었요. 무언가를 다시 시작해야 하는데, 무엇을 할 수 있을까? 고민하던 중 직업상담사라는 직업을 알게 되었고 자격증을 취득하게 된 거죠.

그리고 새일센터를 알게 됐어요. 새일센터에서 많은 사람들이 교육에 열심히 참여하고 직장을 가지려고 애쓰는 모습을 보면서 ‘나도 더 늦기 전에 직장을 가져야 겠구나’ 생각이 들었습니다.

생각보다 경력자들과 자격증을 가지고 있는 사람들이 많아 진입이 쉽지 않았어요. 다섯 번이나 떨어졌어요. 떨어짐 속에서 면접 노하우도 생긴 것 같아요.(웃음)

다행히 새일센터 황의숙 센터장님은 경력보다는 저의 진실성을 높이 평가하신 것 같아요. 그리고 회계 일을 한 것이 플러스가 돼 진입에 성공한 것도 같습니다.

- 새일센터에서 일하면서 가장 보람된 일은 무엇인가요?

‘내가 무엇을 할 수 있을까요?’라며 새일센터를 방문하는 사람들이 많이 있어요. 결혼과 출산, 육아를 하면서 자신감을 잃어버린 거예요. 많은 재주를 가지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말이죠.

일은 하고 싶은데 막연하게 무엇을 할 수 있을까 고민하는 사람들에게 상담을 통해 ‘희망’과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심어줄 때 보람을 느껴요. 그들의 반짝거리는 눈을 봤을 때요.

- 취업사례도 많을 텐데, 한두 가지만 말씀해 주세요.

펄럭이는 현수막을 보고 수줍게 새일센터에 들어왔던 구직자가 있었어요. 저랑 동갑이었지요.

보험설계사 일을 하고 있었는데 실제 수입이 거의 없었죠. 그런데도 그 일을 쉽게 내려놓지 못하고 무엇을 할지 막막한 상태였어요.

상담을 통해 훈련을 받았어요. 몇 번의 고비가 있었지만 잘 견뎌냈고 새일센터 인턴을 거쳐 새로운 직장을 찾았죠. 지금은 너무나 잘 적응하고 있어요.

▲ 장희영 직업상담사. ⓒ장명구 기자

- 반면 새일센터에서 일하면서 힘든 일도 많을 것 같아요. 아무래도 사람들을 많이 상대하는 직업이잖아요?

오랫동안 상담을 하고 며칠을 공들인 구직자가 한순간에 마음이 바뀌어 그 회사에 들어가지 않으려고 할 때가 있어요.

또 지역 특성상 나이가 많은 구직자가 많아요. 100세 시대라고 하잖아요. 실제로 그들을 보낼 만한 일자리가 많지 않아요. 어쩔 수 없이 청소나 식당 같은 단순일자리만 추천할 때, 힘들어요.

- 암튼 전 사회적으로 여성들의 일자리 창출 문제가 굉장히 심각합니다. 새일센터에서 일하면서 좀더 피부로 많이 느낄 것 같아요.

주부들이 가장 선호하는 일자리는 오전 9시부터 오후 3~4시까지예요.

실제로 그 시간 때에 사람을 채용하는 기업은 없죠. 또한 아이들 때문에 먼 거리는 갈 수 없어요. 그렇다고 기업에 아이들을 돌봐 주는 시설이 있는 것도 아니고요.

경력단절 여성들 중 특별한 기술이 없는 여성들은 진입이 쉽지 않아요.

- 앞으로 목표나 계획이 있다면?

우선 가장 가까운 사람들에게 인정받고 싶어요. 예를 들면, 남편에겐 일한다고 소홀하지 않고 좋은 아내라는 말 듣기, 아이들에겐 함께 보내는 시간을 많이 만들어 엄마가 없는 빈자리가 느껴지지 않도록 잠 줄이기.(웃음)

- 완전 ‘슈퍼맘’이네요?

함께 일하는 동료들에겐 나만이 할 수 있는 일 만들기 같은 거? 저의 부재가 크게 느껴질 수 있게 말이죠.(웃음)

그리고 사회복지사, 미술심리상담 자격증도 취득하고 싶어요. 현실에 만족하지 않고 계속 적인 교육을 통해서 끊임없이 변화하는 모습을 보여주고 싶어요.

끝으로, 내 자신에게 후회없는 한 해가 되기 위해 최선 다하기.

- 마지막으로 꼭 하고 싶은 말씀이 있다면?

지금 저의 모습을 보고 사람들은 어떻게 다시 복귀했는지 궁금해 해요. 과정보다 결과만을 중요하게 생각하지요. 그런데 결과가 나오기까지는 평소에 하나하나 준비해야 함을 알려주고 싶습니다. 준비하는 자에게는 기회가 오고 그 기회를 내 것으로 만들 수 있어요.

많은 경력단절 여성들이 마음속으로만 꿈꾸지 말고 있는 자리에서 하나하나 준비한다면, 그것들이 밑거름되어 다시 사회로 당당히 복귀할 수 있으리라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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