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원 노동자 네트워크 구성을 위한 대토론회’ 개최

▲ 수원 노동자 네트워크 구성을 위한 대토론회. ⓒ뉴스Q 장명구 기자

‘수원 노동자 네트워크 준비위’가 발족했다. ‘수원 노동자 네트워크’ 준비위원장으로 수원비정규직지원센터 이미영 이사를, 실무담당자로 일하는2030 박승하 대표를 선출했다.

23일 오후 수원시의회 세미나실에서 열린 ‘수원 노동자 네트워크 구성을 위한 대토론회’에서다.

이번 대토론회는 경기비정규직지원센터, 수원비정규직지원센터에서 공동주최했다. 경기도에서 후원했다.

수원비정규직지원센터 이미영 이사, 임미숙 소장, 일하는2030 박승하 대표, 경기비정규직지원센터 박현준 소장, 윤경선 수원시의원(민중당), 수원시 노사민정협의회 김명욱 사무국장, 수원시 기업지원과 노사문화팀 오일섭 팀장 등이 참여했다.

건설, 마트, 택배, 학습지, 학교비정규직, 프랜차이즈, 배달, 대리운전, 청소년, 방과후수업, 특성화고, 편의점 등 수원지역 각 직종별 노동현장 대표 및 간부, 노동자 등 20여 명이 패널로 참여했다.

임미숙 소장은 인사말에서 “수원지역 각 노동현장별로 사안도 많고 투쟁도 벌이고 있음에도 ‘수원 노동자’라는 이름으로 모이는 자리는 없었다”며 “이 자리를 마련하기 위해 40~50개 업종별 노동현장과 접촉했다. 노조 대표도 있고, 현장 노동자도 오셨다. 지역에서 연대 필요성에 대한 공감대를 형성함으로써 네트워크를 만들어보자는 취지로 대토론회를 열게 됐다”고 말했다. “노동인권이 살아있는 수원시를 만들기 위해 함께 노력해 나가자”고 했다.

박승하 대표가 대토론회 준비 과정을 보고했다. “직종과 업무의 특성으로 인해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단결권 행사가 어렵고 지역 내의 현장 간 소통이 여의치 않은 시기, ‘수원 노동자 네트워크’라는 직종과 고용형태와 무관한 지역내 연대를 제안하기 위해 오늘 여러분을 초청했다”며 “서로의 현장 상황과 업무 특성에 기인하는 고충, 사측과의 투쟁과제 등을 공유하는 오늘 토론회를 통해 수원지역 노동자들의 소통이 활발해지고 어려움을 나눌 수 있는 계기가 마련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박현준 소장은 다른 지역의 ‘노동자 네트워크’ 사례를 들며, 조언을 했다.

박 소장은 “우리 노동운동에서 새로운 시도다. 사례가 별로 없다”며 “다른 지역에서도 노동자 네트워크를 구성하고 운영하려는 시도는 있으나 구체적으로 정형화된 모델이 없어서 사례를 제시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박 소장은 이어 “다른 지역에서 사례를 찾아보기 어려운 만큼 수원에서 그런 시도가 가능할까? 해봤자 어렵지 않겠나?”라며 “몇 달 동안 이 토론회를 준비하는 과정만 봐도 쉽지 않다. 네트워크 참여자들의 이해 요구도 다 다르다. 그냥 흩어지지 않을까 우려가 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박 소장은 1980년대 지역 차원의 노동자 연대 경험을 떠올리며, “처음 민주노총을 만든 힘도 지역에 있었다. 지역에서 연대가 잘 될 때 사안을 해결하는 힘도 많이 나왔다”고 말했다.

박 소장은 “지금은 각자 투쟁하다보니 힘들게 투쟁한다”며 “예를 들어, 홈플러스 마트 노동자들이 투쟁할 때 학부모, 청소년, 여성 등 각 직종에서 같이 싸워준다면 지역 노동운동이 활성화되면서 네트워크 필요성을 느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참여한 수원지역 각 직종별 노동현장 대표 및 간부, 노동자들은 각 현장 상황을 공유하면서, ‘수원 노동자 네트워크’의 필요성에 대해 공감했다.

학습지 재능교육노조 여민희 조합원은 “네트워크가 구성되면 저희가 연대할 수도 있고 선전전할 때 요청하는 일도 많겠구나 하는 생각이 든다”며 “학습지 교사들은 가정방문을 한다. 여기 계신 분들이 학부모일 수도 있다. 네트워크가 활성화되면 참 좋겠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방과후강사노조 김경희 조합원은 “최근 수원, 오산, 용인 등에서도 조합원들이 많이 가입하고 있다”고 전제한 뒤, “경기도 지역은 위탁에서 벗어난 지역인데 동탄, 오산 등에서 위탁이 굉장히 많이 생기고 있다. 위탁 내용을 보면 교장과 업체가 결탁된 경우가 많다. 지역에서 연대한다면 위탁도 얼마든지 막을 수 있다”고 말했다.

도서관에서 근무하는 공공연대노조 수원시청분회 정해동 조합원은 “도서관 데스크에서 근무하는 노동자가 공무원이라고 생각하는 경우가 많은데 대부분 용역근로자”라며 “집회 등 투쟁을 하다보면 다른 분들의 관심, 지지 등이 고립감을 탈피하는 데 도움이 된다. 지역에서 연대한다면 그런 것들을 극복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청소년유니온 송하민 회원은 “아르바이트 학생들의 문제는 잘 알려지지 않고 죽거나 다쳐서야 알려진다”며 “지역에서부터 네트워크를 통해 청소년문제가 다뤄지고 연대했으면 한다”고 말했다.

퀵 서비스 10년 경력의 이근상 씨는 “퀵 서비스 기사들이 가장 바라는 것은 수수료 인하다. 또한 기사들의 안전에 대한 것”이라며 “금요일이 제일 바쁜데 오늘 나왔다. 이런 자리에서 한마디라도 해서 처우가 개선되길 바라는 마음에서 왔다”고 말했다.

대학교를 다니며 프랜차이즈에서 일하는 아르바이트노조 윤재민 조합원은 “아르바이트가 보통 초단기 아르바이트다 보니 노동자로서의 인식이 없다. 그래서 조직하는 데 문제가 많다. 투쟁을 하기에 동력이 부족하다”며 “네트워크에서 이런 부분에 같이 연대해 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건설노조 경기지부 3지대(수원, 용인) 김철희 지대장은 “건설노조는 연대투쟁을 통해 건설됐다. 연대가 얼마나 중요한지 실감하고 있다”고 말했다.

수원지역 각 직종별 노동현장 대표 및 간부, 노동자들의 이야기를 다 듣고 나서, 오일섭 팀장은 “우리나라에서 유일하게 수원시가 내년 1월부터 노동분야 업무를 확대해 1개 팀에서 과로 승격시킨다. 노사문화팀에서 노동정책과로 변경될 예정”이라며 “수원시에서 할 수 있는 권한은 없지만 실태조사도 하고 해서 상부에 올려 권익을 보호하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내년에는 기대해도 좋다. 지금보다는 훨씬 좋은 노동조건이 되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했다.

김명욱 사무국장은 “가장 취약한 노동계층인 여러분들과 대화하고 그것을 사업화해서 일을 해야 하는데 만나기기 너무 어려웠다. 어떻게 만나야 될지 몰랐다”며 “이렇게 만나 다양한 얘기를 나눠 반갑다”고 말했다.

김 사무국장은 이어 “오늘 몰랐던 애기도 많이 들었다. 대체로 노조가 있으면 좀 낫지만 택배, 청소년 알바 등등은 열악하고 탄압도 받고 내부적으로 어려움도 겪고 있으니 개인적으로 보호하기 어려운 상황”이라며 “우리끼리라도 뭉치고 네트워크를 만드는 등 난관을 극복하는 모임이 필요하다. 네트워크가 상당히 필요하다”고 말했다.

김 사무국장은 감정노동자인 마트 노동자들을 위한 힐링 프로그램, 1박2일 체험프로그램 제공 등은 이미 실시하고 있는 사업이라고 말했다. 반영할 수 있는 사업으로는, △관급공사 내국인 고용 △청소년 알바 근로계약서 작성 등 고용기초질서 확립을 위한 전수조사, 1대1 인터뷰 등을 꼽았다.

김 사무국장은 “결국 예산을 어떻게 투여할지에 대한 문제다. 예를 들어, 광교호수 공원 운영 예산은 50억원에 달한다. 하지만 노동, 일자리 관련 예산은 몇 억원 되지 않는다”며 “노동정책과에서 해야 한다. 예산으로 반영될 수 있게 해야 한다”고 말했다.

윤경선 수원시의원은 “광교호수공원 운영 예산이 50억원이라고 했는데, 가장 많은 인프라가 갖춰져 있음에도 가장 민원이 많은 곳이 광교이기 때문에 예산이 많이 반영되는 것”이라며 “누가 해주지 않는다. 스스로 목소리를 내야 한다. 그래서 네트워크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윤 수원시의원은 이어 “예산과 조직 확대를 위한 노력을 여러분들께서 해주셔야 한다”며 “여기 계신 분들이 우리 수원시가 노동정책에 관심을 가지고 예산을 세월 달라고 목소리를 내달라”고 당부했다.

박현준 소장도 “토론회를 한 만큼 후속작업이 필요하다. 오늘 나온 많은 이야기를 정책화하는 작업이 필요하다”며 “네트워크는 맨입으로 안 된다. 네트워크를 하려면 예산 지원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박 소장은 이어 “오늘 토론회 예산은 경기비정규직지원센터에서 지급한다”며 “경기도 예산이 아까워서가 아니라 수원시에서 만들어지는 네트워크인 만큼 수원시에서 예산을 지원해야 한다. 네트워크 활동 공간도 지원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것이 오늘 토론의 실질적인 성과가 돼야 한다”고 했다.

대토론회를 마무리하며, ‘수원 노동자 네트워크’ 준비위원장으로 수원비정규직지원센터 이미영 이사를, 실무담당자로 일하는2030 박승하 대표를 선출했다.

이미영 준비위원장은 “앞으로 ‘수원 노동자 네트워크’를 어떻게 구성할지 계속 만나서 이야기하며 발족을 준비하겠다”고 말했다.

▲ 대토론회를 진행하는 수원비정규직지원센터 이미영 이사. ⓒ뉴스Q 장명구 기자
▲ 발언을 하고 있는 HPPK노조 최석훈 위원장. ⓒ뉴스Q 장명구 기자
▲ 발언을 하고 있는 수원시 기업지원과 노사문화팀 오일섭 팀장. ⓒ뉴스Q 장명구 기자
▲ 발언을 하고 있는 수원시 노사민정협의회 김명욱 사무국장. ⓒ뉴스Q 장명구 기자
▲ 발언을 하고 있는 윤경선 수원시의원. ⓒ뉴스Q 장명구 기자
▲ 수원 노동자 네트워크 구성을 위한 대토론회. ⓒ뉴스Q 장명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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