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 노동자의 건강과 인권지킴이 반올림은 27일 보도자료를 통해 삼성반도체 백혈병 집단 산재신청을 했다고 밝혔다.

삼성반도체 백혈병 집단 산재신청은 2008년에 처음 시작됐다. 이번이 총 6번째 집단 산재신청으로 3명이 참여했다. 지금까지 반올림이 신청한 집단 산재신청자는 모두 42명이다.

이번에 집단 산재신청하는 3명은 반도체 및 LCD 생산라인(FAB)에서 발생한 폐암 사망자 2명과 삼성전기(PCB:인쇄회로기판 생산)에서 발생한 백혈병 피해자 1명이다. 삼성전기 노동자의 산재신청은 첫 사례이기도 하다.

이에 반올림은 “노동부 및 관계 기관은 반도체뿐 아니라 LCD, PCB 등 전자산업 노동자들의 암 발병 및 작업환경에 대한 조사를 실시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반올림은 그 근거로 미국 노동부의 조사를 제시했다. 이 조사에 따르면, 다른 제조업보다 전자산업에서 직업성 질환 발병률이 월등히 높다. 이는 모든 제조업 대비 전자산업 노동자들이 유해화학물질 및 방사선 등 유해환경에 노출될 위험이 크기 때문이다.

첨단 전자산업의 선두를 달리고 있는 우리나라의 경우 더욱 전자산업 노동자들의 직업병 예방을 위해 보다 정밀한 조사와 예방대책이 세워져야 한다는 것.

반올림은 또한 “반도체 및 LCD 생산라인에서 ‘폐암’을 유발하는 요인에 대한 철저한 규명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반올림에 따르면, 지난 2012년 10월 산재신청을 한 故이경희 씨의 경우도 삼성반도체 공장에서 설비엔지니어로 근무하다 ‘폐암’으로 사망하였으나 아직까지 산재 결과가 나오지 않고 있다.

또한 이번에 산재신청을 하는 S 씨와 K 씨의 경우도 반도체와 LCD 가공 생산라인(FAB)에서 동일한 직무인 ‘설비 엔지니어(혹은 장비 엔지니어)’로 설비의 유지보수(PM)업무를 담당하다 ‘폐암’으로 사망하였다.

반옳림은 “LCD 생산 라인에 대한 유해요인 조사 및 직업병 관련 역학조사가 반드시 필요하다”고도 강조했다.

반올림에 따르면, LCD 작업환경에 대하여는 집단 유해성 조사가 이루어진 적이 없다. LCD 노동자들에게서도 백혈병, 뇌종양, 폐암 등 직업성 암으로 의심되는 질병들이 상당수 발생되고 있다. 반올림에 제보된 LCD 노동자의 암ㆍ중증질환 발병자의 수만 20명에 달한다.

아울러 반올림은 “PCB 및 전자부품을 생산하는 삼성전기(주)의 20~30대 생산직노동자들 중에서도 백혈병 6명, 재생불량성빈혈 1명, 피부암(흑색종) 1명, 난소암 1명의 피해가 있다”며 철저한 규명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반올림에 따르면, 삼성전기 부산공장 PCB 생산 라인에서 일한 J씨가 급성 림프구성 백혈병으로 투병 중, 이번에 산재신청을 했다.

그동안 반올림에 들어온 삼성전기 노동자들의 직업병 제보는 모두 9명이나 된다. 그중 백혈병 피해자가 6명이다.

반올림은 “아픈 노동자의 치료받을 권리와 그 가족의 생존을 위해 산재보험이 존재하는 것이며 완전하게 규명되기 전이라도 사전 예방의 원칙에 입각하여 정확한 원인규명이 덜 되었더라도 직업병이 의심되는 경우에는 산재를 인정하는 방향으로 나가는 것이 노동자와 그 가족, 전체 사회를 위하는 길”이라며 “근로복지공단은 직업병 예방을 위한 철저한 조사와 연구를 시행하되 직업성 암 등 규명 과정이 복잡하고 어려운 업무상 질병에 대한 산재 신청사건에 대해 보다 완화된 기준으로 신속하게 산재를 인정해야 마땅할 것”이라고 거듭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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