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박영락 6.15경기본부 홍보위원
예수께서 비유를 하나 들려 주셨다. 흔히 씨 뿌리는 자의 비유라고 알려져 있는데 이런 내용이다.

“씨를 뿌리는 사람이 씨를 뿌리러 나갔다. 그가 씨를 뿌리는데 더러는 길가에 떨어지니 새들이 와서 그것을 쪼아 먹었다. 또 더러는 흙이 많지 않은 돌짝밭에 떨어지니 흙이 깊지 않으므로 싹이 나왔지만 해가 뜨자 타버리고 뿌리가 없어서 말라 버렸다. 또 더러는 가시덤불 속에 떨어지니 가시덤불이 자라 그 기운을 막아 버려서 열매를 맺지 못하였다. 그런데 더러는 좋은 땅에 떨어져서 싹이 나고 자라서 열매를 맺었다. 그리하여 삼십 배, 육십 배, 백 배가 되었다.”

이 비유의 핵심은 실패가 거듭될지라도 언젠가 풍성한 수확을 거두게 될 것을 꿈꾸고 소망하면서 또 하나의 씨앗을 뿌리는 자가 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열매 맺으려면 씨앗부터 뿌려야 한다. 좋은 땅에 떨어져서 무럭무럭 잘 자랄 때까지 포기하지 않고 뿌리고 또 뿌릴 때 아름답고 풍성한 열매를 맺을 수 있는 것이다.

‘통일은 대박’이라고 표현한 박근혜 대통령의 신년기자회견이 세간의 화제가 되고 있다.

한 기자가 “국민들 중에는 통일 비용이 많이 드는데 굳이 통일을 해야 할 필요가 있겠는가 생각하는 사람들이 있다”라고 질문하자 대통령은 주먹을 불끈 쥐고 단호한 표정으로 “나는 한마디로 통일은 대박이라고 생각한다.”라고 답변한 것이다.

맞는 말이다. 통일은 여러 가지 측면에서 볼 때 대박임에 틀림없다. 국가 예산의 큰 부분을 차지하는 군사비를 줄임으로써 교육의 질을 획기적으로 높일 수도 있을 것이고 사회복지의 영역을 확장함으로써 모두가 행복한 나라를 이루어 갈 수도 있을 것이다. 중국과 일본, 미국의 간섭으로부터 벗어나서 강성한 자주 국가를 이루어 가는 데에도 큰 힘이 될 것이며, 무엇보다도 항시적인 전쟁 위협으로부터 자유로워질 수 있다는 것이야 말로 한반도 통일을 통해 누릴 수 있는 가장 큰 열매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민주주의의 성숙이라는 면에서도 평화와 통일은 참으로 중요하다. 정부의 견해에 반하는 의견을 가졌다는 이유만으로 종북으로 몰리고 빨갱이로 정죄 받아야 하는 비이성적이고 비민주적인 현실 역시 남과 북의 하나됨을 통해서 해소되고 치유될 수 있을 것이기 때문이다.

세계 각국이 자국의 이익을 위해 무한 경쟁의 길을 달려가고 있는 작금의 현실에서 한반도의 통일은 더 이상 선택이 아니라 필수일 수밖에 없는 것이다.

그런데 문제는 통일이라고 하는 아름다운 열매를 맺기 위해서는 먼저 씨를 뿌리는 과정이 필연적으로 선행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화해와 협력, 대화와 상호 교류라고 하는 씨앗은 뿌리지 않은 채 통일이라고 하는 대박 열매만을 기대하는 것은 마치 책 한 번 들여다보지 않고 수능만점의 요행을 바라는 것과 같은 헛된 꿈일 뿐이다.

박근혜 정부는 도대체 통일을 위해서 어떤 씨앗을 뿌렸는가? 씨앗을 뿌리고 가꾸는 수고는 외면한 채 오히려 남이 뿌려놓은 씨앗까지 짓밟고 있지는 않는가? 만약 진심으로 통일은 대박이라고 생각한다면 이제는 5·24 조치를 공식적으로 해제하고 금강산 관광을 재개함으로써 화해와 협력의 씨앗을 뿌리는 일에 최선을 다해야 한다.

정말로 통일 대통령이 되고자 한다면 끊겨 버린 남북 대화 창구를 활짝 열어서 상호간의 직접적인 대화와 교류를 통해 한반도의 문제를 풀어나가기 위해 힘써야 한다. 니가 먼저냐 내가 먼저냐 하는 부질없는 주도권 싸움에 몰두할 것이 아니라 통 큰 양보와 포용으로 북을 끌어안고 하나됨의 길을 찾는 것이야 말로 통일을 대박으로 만들어 갈 수 있는 가장 최선의 길임을 분명하게 기억해야 한다.

물론 씨를 뿌리다 보면 실패할 때도 분명 있을 것이다. 애써 뿌린 씨앗이 돌짝밭에 떨어져서 말라 죽어 버릴 수도 있고 길가에 떨어져서 새들의 먹이가 되어 버리는 일도 발생할 것이다. 그러나 농부는 포기하지 않는다. 풍성한 수확을 거두게 될 것을 꿈꾸고 소망하면서 바지춤을 걷어 올리고 다시 한번 힘을 내서 씨를 뿌린다. 열매 맺을 때까지!!

제발 씨부터 뿌리고 열매를 기다리자. 뿌리는 시늉만 하다 말 것이 아니라 열매 맺을 때까지 최선을 다해서 뿌리고 또 뿌리자. 농부의 이 소박한 지혜를 통해서 평화와 통일의 길을 배우고 익히는 박근혜 대통령이 되기를 두 손 모아 간절히 기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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