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일 수원역 앞 수원 촛불문화제 열려

▲ 여는 발언을 하고 있는 전병일 철도노조 서울지방본부 부본부장. ⓒ장명구 기자

“철도 민영화를 막아내자!”
“박근혜는 사퇴하라!”

철도 민영화 반대를 넘어 박근혜 사퇴를 촉구하는 함성이 수원역 광장에 울려퍼졌다. 11일 저녁 309차 수원 촛불문화제가 열렸다.

이날 촛불문화제에는 파업을 벌이고 있는 철도노조 조합원들을 비롯한 수원시민 200여명이 참석했다.

전병일 철도노조 서울지방본부 부본부장은 “국민 8~90%가 철도노조 파업을 절대적으로 지지하고 있다”며 “철도노조 홈페이지에 파업을 지지하는 글들이 많이 올라오고 있다”고 말했다.

전 부본부장은 “철도노조 조합원 자녀들에게까지 협박문자를 보내고 있다”며 코레일의 치졸한 행태를 비판하기도 했다.

끝으로 전 부본부장은 “승리의 길은 멀지 않았다”며 “동지를 믿고 끝까지 달려가자!”고 호소했다.

전날 새로 선출된 이상언 민주노총 경기본부장은 “민주노총 경기본부 산하에 공동투쟁본부를 결성해 박근혜 정권에 맞서 공동투쟁을 전개하겠다”며 “철도노조가 외롭지 않고 반드시 승리할 수 있도록 경기본부가 앞장서겠다”고 결의했다.

대한성공회 수원나눔의집 양만호 신부님은 “철도노조가 파업을 하는 것은 자신들의 이익을 위해 하는 투쟁이 아니”라며 “그래서 정당한 싸움”이라고 지지를 표했다. “철도가 민영화되면 국민들을 위한 철도가 될 수 없다”고도 했다.

▲ 309차 수원 촛불문화제. ⓒ장명구 기자

이날 촛불문화제에선 다양한 문화공연이 펼쳐져 참가자들은 물론 지나가는 시민들의 눈길을 끌었다.

특히 지난 9일 대전 철도 파업 출정식에서 낭독한 철도노조 문양원 조합원 부인원의 시 ‘늙은 노동자 파업 배낭’을 민권연대 소속 이소민 씨가 다시 낭독해 눈길을 끌었다.

이 시에는 철도 파업에 참가하는 50대 중반 철도노동자의 심경이 담담하게 담겨 감동을 주었다.

통합진보당 수원시협의회 4개구 위원장들이 긴급 결성한 ‘진보시스터즈’의 노래공연도 참가자들의 함성을 이끌었다.

임미숙(팔달구), 윤경선(권선구), 임은지(장안구), 이주화(영통구) 위원장은 “철도 민영화 저지 투쟁에서 박근혜 정권 퇴진 투쟁으로 나갈 것이다. 이를 겁내는 것이 박근혜 정권”이라며, 인기 트로트 가요를 개사한 노래로 철도노조의 파업을 지지했다.

이 노래에는 박근혜 정권이 철도를 민영화하려고 해 철도노동자들과 국민이 쓰러진다는 풍자적인 내용이 담겼다. 국민들이 나서 철도를 지키자는 호소도 들어있다.

가수 김동현, 노래하는 나들의 노래공연도 큰 박수를 받았다. 철도노조가 제작한 철도 민영화의 문제점을 다룬 영상이 상영됐다.

▲ 309차 수원 촛불문화제. ⓒ장명구 기자

▲ 수원역 광장에 내걸린 홍보물들. ⓒ장명구 기자


          늙은 노동자 파업 배낭

                                                철도 조합원 문양윤 씨 부인 

 
밖에는 동짓달 칼바람 몰아치는데
머리 허연 늙은 노동자 파업 배낭을 꾸린다

열아홉 살 취업을 위해 야간 비둘기 열차에 몸을 싣고
눈물 뚝뚝 흘리며 고향을 떠나올 때도
동짓달 추운 날이었다

젊은 날 민주노조 지키기 파업 사수대가 되어
날밤으로 불침번 설 때
까만 밤하늘 반짝이던 별을 보고
내 나이 오십이 되면 좋은 날 오겠지 생각했다

내년이면 쉰다섯
늙은 노동자 말없이 파업 배낭을 꾸린다

며칠 집에 들어오지 못할 예상에
두꺼운 솜바지도 넣었다
비가 온다는데 우산도 넣었다
그리고 늙은 노동자 소박한 바람도 함께 넣는다
공공철도, 국민철도를 지키겠다는 다짐
몇 년 남지 않은 정년이지만 일자리를 지키고 싶다는 바람

가족과의 소소한 일상은 얼마나 소중한가
그러나 내년이면 군대 갈 아들과
이제 곧 스무살이 되는 딸에게
결코 자기에게 돌아온 잔을 비켜가지 않은 인생철학을 담은
아버지의 뒷모습까지 넣어
늙은 노동자 파업 배낭을 꽉 채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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