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효정 6.15경기본부 홍보위원.

‘스포츠’의 ‘스’에도 관심 없는 사람 중 한 명이건만, 자신의 한계를 뛰어 넘어 새로운 기록에 도전하는 선수들의 일화를 들으면 격하게 감동한다. 김연아 선수가 그랬고 최근에는 테니스의 정현 선수 이야기가 그렇다. 그것이 스포츠 경기의 매력일 것이다.

또 다른 매력을 이야기하자면, 경쟁을 뛰어 넘은 화해와 화합을 들 수 있지 않을까. 고대 그리스의 도시국가들이 올림피아 경기를 하는 기간만은 휴전을 하며, 전쟁과 대결을 멈추었던 역사에서부터 스포츠 경기는 단순한 경쟁을 뛰어넘어 인류의 화합에 기여를 했다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그 이면의 문제들은 지면의 한계로 여기서는 언급하지 않기로 하자)

올해 평창 동계올림픽 또한 감동적인 선수들의 이야기를 얼마나 많이 풀어놓을까? 그 중 기대되는 것은, 작년까지만 해도 전쟁 직전의 상황을 방불케 했던 한반도에서 남북이 함께 단일팀을 구성하여 출전한다는 소식이다.

그런데 안타깝게도 평창 동계올림픽이 남북 화해의 장으로 되는 것에 대해 불편해 하는 이들이 있다는 소식도 어김없이 함께 들려온다.

평창 동계올림픽을 단절된 남북관계를 회복하고 한반도 평화 정착의 계기로 만드는 것이 불편한 이들은 누구일까?

먼저, 자유한국당이 떠오른다. 영화 ‘1987’에서도 잘 표현된 것처럼 간첩을 조작하고 북풍사건을 조작해서 권력을 유지하던 그들에게는 북을, 국민들이 평화와 대화의 상대로 바라보는 일은 자신들의 기반을 흔드는 일이기 때문이다.

역시나 평창 동계올림픽에 흠집을 내느라 혈안이 되어 있다. 조중동을 비롯한 수구언론 역시 마찬가지다. 대한민국의 정체성을 흐린다면서 남북이 공동으로 사용하는 단일기와 남북 단일팀에 대해 연일 비난의 말들을 쏟아낸다.

국가 기구를 동원해서 자신들에게 유리한 선거를 치루는 등 온갖 비리가 일상이고 기업의 편에 서서, 서민들에게는 희생을 강요하는 자신들이 ‘헬조선’을 만들어 대한민국의 정체성을 흔드는 존재인지는 꿈에도 생각지 못하고 말이다.

그 다음은? 미국의 강경보수 정치인들과 군산복합체이다. 2017년 북의 핵시험과 미사일 발사 시험에 대해 말폭탄을 쏟아내며 긴장을 고조시킨 트럼프 미 대통령은 대한민국에 사드를 비롯해서 고가의 전투기와 무기를 얼마나 많이 팔았는가? 게다가 보잉, 록히드 마틴과 같은 군수업체들의 주가까지 대폭 상승했다니 그들에게 한반도 평화는 수입을 가로막는 불안 요소인 셈이다.

그러니 평창 동계올림픽의 남북 화합을 지지한다면서도 올림픽 직후에 한미군사훈련을 준비할 수밖에 없다. 트럼프 대통령은 1월 31일에 있었던 국정연설에서 북의 핵무기가 미 본토를 위협한다고 하면서 “어떠한 침략 행위도 억지할 수 있도록 핵무기를 현대화하고 재구축해야 한다”고 밝혔다. 그야말로 내가 하면 로맨스, 남이 하면 스캔들의 예이다.

평창 동계올림픽이 성공적으로 끝난다고 해도 한반도의 평화가 바람처럼 정착되기 어려울지 모른다. 여전히 북과 미국이 대결하는 상태로 간다면 미국은 북의 핵을 문제 삼을 것이고 북은 미국과 마찬가지로 자신들도 이제 되돌릴 수 없는 핵보유국임을 주장할 것이다. 언제 다시 긴장상태로 치달을지 모르는 일이다.

북미 간 핵문제, 나아가 적대국가 규정에 대한 진척된 합의가 있어야 한반도 평화가 정착될 수 있다. 북미수교, 평화협정 체결의 단계로 나가지 않는다면 기시감 같은 한반도 위기 상황은 언제든지 다시 일어날 수 있다.

또, 예정되어 있던 금강산 문화제가 취소된 것처럼, 남북이 서로 다른 체제, 다른 사상에 대한 배려와 존중이 없다면 남북 간 대화는 이어질 수 없을 것이다. 비단 북한의 갑질 운운하며 마치 남측만이 손해를 보는 양 보도하는 수구언론뿐만 아니라, 대화의 장에 나서는 정부 관계자들 또한 마찬가지다.

남북이 서로 다른 체제, 사상, 조건에 대한 이해와 배려가 필요하다. 어느 것 하나 쉬워 보이지 않는 조건에서, 평화를 바라는 시민들은 무엇을 할 수 있을까? 평창 동계올림픽에서, 거스를 수 없는 민족 화해와 평화의 바람을 보여준다면 어떨까? 남북단일팀에 대한 열렬한 응원, 그것이 시작이 될 수 있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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