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편지글을 낭독하고 있는 한 초등보육전담사. ⓒ뉴스Q 장명구 기자

오늘 경기도 돌봄교실에서 일하는 초단시간 보육전담사는 ‘단 하루라도 무기계약직으로 살고 싶다’는 절실한 마음으로 이 자리에 모였습니다. 지난 3년 우리의 삶은 어떠했습니까?

겨울이 되면 재계약 걱정에 한숨 쉬고, 명절이면 초단시간이라고 받지 못하는 명절상여금에 눈물 흘렸습니다. 월급이 시급으로 바뀐 후 달력의 빨강 글씨만 보면 마음이 착잡해지기까지 합니다.

또한 몸이 아파도 일자리를 잃을지 모른다는 두려움에 아픈 몸으로 이를 악물고 일하였습니다. 그러나 이런 초단시간 보육전담사의 현실은 해가 바뀌어도 변할 줄 모릅니다. 주 14시간으로 계약했지만, 실 근로시간은 주 15시간 이상임에도 초과근무수당조차 받지 못하고 있습니다.

또한 고용이 불안하기 때문에 학교의 눈치를 보며 부당한 처우에 항의 한 번 못 하고 기계처럼 일합니다.

그동안 경기도교육청과 학교는 초단시간 보육전담사에게 봉사란 이름으로 희생과 무료노동을 강요하였습니다. 더욱이 경기도교육청은 예산상의 문제로 초단시간 보육전담사의 처우개선을 외면하고 무기계약직 전환의 기회마저 주지 않고 있습니다.

우리는 묻고 싶습니다. 초단시간으로 돌봄교실을 운영하여 아낀 비용으로 경기도교육청의 살림살이는 얼마나 나아졌나요? 그 돈이 안전한 돌봄교실과 바꿀 수 있는 대단한 금액입니까?

어린 아이들이 이 교실 저 교실로 이동하고, 하루에도 2~3명의 보육자가 바뀌는 현실이 과연 경기도교육청이 지향하는 엄마 품처럼 편안한 돌봄교실입니까? 왜 우리 초단시간 보육전담사는 아이들보다 늦게 출근하는 날은 열심히 일하고도 ‘지각대장’이라 불려야 합니까? 아이들에게 아무리 설명해도 그저 자신보다 늦게 오는 선생님이 지각대장으로 보일 뿐.

왜 아이들보다 먼저 퇴근하는 날은 아이들에게 한없이 미안한 마음에 죄인처럼 뒷걸음질쳐야 합니까?

일찍 와서 아이들을 반갑게 맞이하고, 모든 아이들이 안전하게 귀가하는 모습을 확인할 수 있도록 돌봄교실 초단시간제도 폐지하고, 1일 8시간 전일제 보육으로 전환되어야 합니다.

아이들이 편안하고 안전하게 지낼 수 있는 돌봄교실, 학부모님들이 안심하고 아이들을 맡길 수 있는 돌봄교실, 보육전담사가 신명나게 일할 수 있는 돌봄교실을 만들기 위해 우리들 초단시간 보육전담사는 끝까지 투쟁하겠습니다.
 

*이름을 밝히기 어렵다고 했습니다. 하루 2.9시간 근무하는, 주 15시간 미만 일하는 초단시간 학교비정규직 노동자라고 했습니다. 17일 오후 경기도교육청 앞에서 열린 ‘안정적인 돌봄교실 운영 경기 초등보육전담사 결의대회’에 참석한 한 초등보육전담사는 무대에 올라 담담히 편지글을 읽어내려 갔습니다. 편지글 전문을 그대로 옮깁니다.[편집자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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