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협)마을문화기록연구원 이형희 이사장, “동네 사랑방 같은 장소”

▲ (협)마을문화기록연구원 이형희 이사장. ⓒ뉴스Q 장명구 기자

화성시 병점역 근처에 지나가다 들어가보고 싶은 북카페가 하나 있다. 그냥 그렇고 그런 북카페가 아니다. 조금은 특색있는, 아니 아주 특별한 북카페다. ‘카페’는 여느 카페랑 비슷하나 ‘북’이 완전히 다르다. 지역의 소소한 이야기를 담은 책들을 볼 수 있고 독립 출판된 책들을 만날 수 있다. 그 무슨 도서관에서도, 그 어떤 서점에서도 쉽게 구경할 수 없는 책들을 접할 수 있다.

그래서 그런가? 마치 숨어 있는 진주처럼 작심하고 들르지 않으면 한 번 발길 주기가 쉽지 않다. 화성시 병점역 근처인데도 병점역 앞에서 아무리 주위를 둘러봐도 보이지 않는다. 택시 타는 곳 맞은편에 보이는 태경 닭갈비집과 광장공인중개사 골목 사이로 들어서야 비로소 간판이 보인다. 병점사거리에서는 전자담배가게와 MISO(미소) 옷가게 사이에 우뚝 서 있는 전봇대를 잡고 비좁은 시골길 같은 골목길로 접어들어야 눈에 들어온다.

북카페 ‘날날북스’를 찾아가는 길은 이렇듯 험난(?)했다. 그래도 고생한 보람이 있다. 이렇게 큰 북카페 간판이 있을까 싶게 아주 커다란 간판이 반갑게 손님을 맞는다. 아예 북카페 입구 담벼락 전체를 노란색 물감으로 바르고 그 위에 ‘책과 커피가 필요할 때 날날북스’ ‘COFFE BOOKS ARCHIVES’라는 글씨를 새겨놨다.

철제 계단을 올라 2층 ‘날날북스’ 문을 여니 일단 눈에 ‘확’ 안겨오는 것은 책들이다. 지역의 소소한 이야기들이 전국적으로 펼쳐져 있다. ‘전쟁으로 고향을 떠나온 경기도민 이야기’ ‘수원학’ ‘골목잡지 사이다’가 눈에 띈다. 멀게는 ‘부산이야기 62마당’ ‘경남지역 영화史’ ‘내가 만난 힐링 담양’도 꽂혀 있다.

바로 옆에선 ‘헤이 강원도!’ 하고 넙죽 인사를 하더니 ‘춘천의 근대거리를 거닐다’ ‘김유정과 떠나는 춘천문학여행’이 따라 반긴다. ‘전라도, 촌스러움의 미학’이 촌스럽지 않아 보이고, 그 사이에 ‘대전여지도’가 끼어있다. 그렇게 600여권 정도의 특별한 책들이 ‘날날북스’를 포근히 감싸고 있다.

‘날날북스’는 기록하는 사람들 (협)마을문화기록연구원에서 운영하고 있다. 연구원 이형희(53) 이사장을 비롯한 몇몇의 조합원들이 그 주인공들이다. 수원에선 제법 터를 잡은 골목잡지 ‘사이다’ 멤버들도 함께하고 있다.

‘날날북스’는 날마다 날마다 하루하루를 소중하게 보내면서 일상의 이야기를, 지역의 소소한 이야기를 기록한다는 의미를 담고 있다. COFFEE(커피), BOOKS(책), ARCHIVES(기록)을 모토로 삼았다. 지난 6월 23일 오픈했다. ‘날날북스’ 바로 위 3층에는 (협)마을문화기록연구원이 있다.

현대사회에서 ‘빠르게’는 ‘발전’이라는 말과 동일시된다. 그러면서 미처 생각하지 못한 너무 많은 것들이 사라져가고 있다. 이미 실물은 사라지고 아련한 기억만으로 남아 있는 것들이 우리 주위에 얼마나 많은가? 안타깝고 안타깝다. 기억을 기록하는 것은 그래서 중요하다.

다행히 병점 주변으로 작은 옛날 마을이 조금은 남아 있다. 거기에 오랫동안 사신 분들을 만나 기억을 끄집어내 기록으로 남겨야 한다. 이에 공감하는 사람들이 모인 곳이 (협)마을문화기록연구원이고, 그 근거지가 ‘날날북스’인 셈이다.

이형희 이사장은 “‘날날북스’는 마을 분들이 잘 모일 수 있는 동네 사랑방 같은 장소”라고 했다. 커피와 책, 기록을 매개로 북콘서트 등 다채로운 행사를 열어보고 싶은 아름찬 포부를 밝혔다.

날날북스: OPEN 오전 10시, CLOSE 오후 8시, 일요일 휴무
031-224-8191. 경기도 화성시 떡전골로 104-7 2층.

▲ (협)마을문화기록연구원 이형희 이사장. ⓒ뉴스Q 장명구 기자

▲ 기록은 민주주의다. ⓒ뉴스Q 장명구 기자

▲ ‘날날북스’는 병점역 근처 골목 깊숙이 자리하고 있다. ⓒ뉴스Q 장명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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