헌법재판소는 ‘절대권력’이 아닙니다.대한민국에 사는 어느 누구도 헌법재판소의 ‘통치와 명령’ 아래에서 복종하며 살고 있지 않다는 말입니다. 마치 공상과학영화에서나 나오는 것처럼, 긴 수염을 드리운 9인의 현자들이 골방에 모여서 국가의 중대사에 대해 판단하고 명령을 내리면서 대한민국을 지배하고 있다고는, 아무도 생각하지 않으시죠?이 당연한 이야기를 다시 꺼낸 이유는 바로 지난 2월 13일, 더불어민주당, 자유한국당, 국민의당, 바른정당 등 이른바 여야 4당이 오찬회동을 갖고 ‘헌재의 결정에 승복하겠다’는 합의를 했다는 소식 때문입니다. 그야말로 엉뚱하고 해괴하며, 무엇보다도 ‘불순’한 합의입니다.‘민주주의’는 ‘절대권력’을 용납하지 않습니다.대내외적으로 국가를 대표하는 ‘대통령’ 또한 정해진 절
‘토론을 잘 하기 위한 방법, 회의와 모임 운영을 잘하는 방도’에 대하여 일면식도 없는 다른 지역의 한 시민단체에서 강연 의뢰가 들어왔습니다. 진보정치의 일선에서 활동했고, 통합진보당 대변인이었다는 경력 때문에 ‘정치’와 관련된 강의를 준비할 때가 많습니다. 화성노동인권센터 소장을 맡고 있기 때문에 다양한 분야의 사람들에게 ‘노동과 인권’에 대한 강연도 심심찮게 하는 편입니다.그러나 ‘토론’에 대한 강연 요청은 처음이라서 고민을 좀 했습니다. 결국 수락을 했던 이유는 언젠가는 정리를 한번 해보고 싶었던 주제이기도 했고, 또한 ‘토론’이라는 것 역시 ‘정치’와 밀접한 관련이 있기 때문입니다.여러 자료들을 보면서 ‘토론을 잘 하는 방법’을 정리해 보았습니다. 그러나 이것만으로는 부족하다는 생각이 계속 들
민족의 대명절 설날이 이제 며칠 앞으로 다가왔습니다. 1월 28일, 이번 설날은 토요일입니다. 엊그제 1월 21일 이란 제목으로 열린 광화문 촛불에서는 설날 당일 촛불은 한 주 쉬겠다고 공지했습니다. 작년 10월 29일부터 밝힌 촛불이 석 달째를 맞아 무려 13차로 이어져오고 있습니다.광화문 촛불을 주관하고 있는, 무려 1,500여개 이상의 단체들이 한마음으로 모인 에서는 설날을 맞아 하루 쉬겠다고 했지만, 아마도 이날 촛불은 오히려 전국 방방곡곡으로 더 환하게 퍼져 모든 가정의 차례상 위에서 밝게 빛나겠지요.독재자의 딸 박근혜 일당에 의해 처참하게 짓밟힌 우리의 자랑스러운 민주주의를 다시 되찾기 위해 한겨울 엄동설한에도
‘박근혜-최순실 게이트’가 1라운드를 마치고 2라운드로 접어들었습니다. 1라운드의 정점은 지난 12월 9일이었습니다. 예상을 뛰어넘은 압도적인 국회의 탄핵 가결로 박근혜의 대통령직은 정지되었습니다. 진실을 요구했던 우리 국민들의 승리입니다.그리고 지난 1월 1일, 2017년 첫 날에 직무정지 상태인 박근혜는 예정에도 없던 기자간담회를 갑자기 자처했습니다. 대통령직에 있던 지난 4년간 기자간담회 자체도 거의 없었고, 설사 가뭄에 콩나듯 있다 하더라도 자유로운 질문 자체를 수용하지 않아 ‘불통’이라는 비판을 내내 받았던 박근혜의 행보로서는 대단히 이례적인 일이었습니다. 이것이 바로 이후 펼쳐진 2라운드의 시작이었습니다.박근혜는 “(나의 해명을) 귓등으로 흘린다, 완전히 나를 엮었다”며 모든 의혹을 부인하
12월 24일 크리스마스 이브날을 맞아 다시 광화문 광장에 섰습니다. 벌써 9차까지 이어지는 한겨울 시민촛불에 작은 촛불 하나 더 모아야겠다는 마음과 더불어, 이날은 에서 진행하는 범국민서명운동에 참여하기 위해서였습니다. 더 정확하게 말하자면 제 입장에서는 ‘참여’하러 간 것이 아니라, 저 또한 이 사건의 ‘당사자’로서 마땅히 제가 서야 할 자리에 선 것입니다.저는 대한민국의 헌정사상 가장 치욕스러운 날로 기억될 2014년 12월 19일, 강제로 해산당한 통합진보당의 마지막 대변인이었습니다. 그리고 2013년 세간을 떠들썩하게 했던 ‘이석기 내란음모사건’의 피의자로 현재 1심 재판을 받고 있는 ‘당사자’이기도 합니다. 이른바 ‘3차 재판’입니다. 201
국민들의 분노가 대폭발하고 있습니다. 사상 초유의 ‘박근혜-최순실 게이트’에 국민들은 사상 초유 ‘분노의 촛불’로 응수하고 있습니다. 불과 한 달여 만에 벌어진 일입니다. 지난 10월 29일 첫 탄핵촛불이 켜지고 2주 뒤인 11월 12일 100만이 넘는 인파가 모였을 때만 해도 ‘제2의 6월항쟁’이라고 했습니다. 그러나 이런 분노의 불길에 기름을 끼얹는 박근혜의 연이은 대국민‘담와’로 200만이 넘는 촛불이 켜지면서 이제는 ‘제2의 3.1운동’이라는 표현까지 나오고 있습니다.중요한 것은, ‘박근혜-최순실 게이트’가 그 실체를 드러내기 시작했을 때부터 우리 국민들은 아무도 이것을 박근혜의 단독범행으로 보지 않았다는 사실입니다. 당연한 일입니다. 이 희대의 국정농단 사태는 결코 몇몇 소수의 우발적인 범죄가
11월 20일 일요일, 검찰에서 ‘박근혜-최순실 게이트’에 대한 중간 수사결과를 발표했습니다. 비선실세 최순실과 안종범 전 청와대 정책조정수석, 정호성 전 부속비서관 등 핵심 피의자 3명을 일괄 기소하면서, 박근혜 역시 이들과 ‘공모관계’라고 명확히 밝혔습니다. 현직 대통령이 피의자로 검찰에 입건된 것은 헌정 사상 처음입니다.그러나 더 끔찍하고 충격적인 것은, 검찰의 수사결과 발표 직후에 나온 청와대의 입장입니다.한마디로 말하면 ‘검찰의 수사가 공정하지도, 정치적 중립을 지키지도 못했기 때문’에 이후 검찰의 수사에 협조할 수 없다는 것입니다. 이번에도 박근혜식 특유의 협박 역시 빠뜨리지 않았습니다. ‘부당한 정치적 공세로 국정혼란이 가중되면 피해가 모두에게 돌아갈 수밖에 없다’며 ‘차라리 합법적 절차
“이게 지금 나라냐! 더 이상은 못 참겠다!”나라 전체가 부글부글 끓고 있습니다. 우리 시민들의 분노가 하늘을 찌릅니다. 단 며칠 사이에 그야말로 봇물처럼 쏟아져 나온 ‘최순실 게이트’는, 이제 ‘박근혜 게이트’라는 본모습을 드러낸 채 청와대를 집어삼켰습니다.부랴부랴 박근혜 대통령이 10월 25일 ‘1차 대국민사과’에 나섰습니다. 지난 4년간 한 번도 볼 수 없었던 ‘신속한’ 대응이었으나, 진심이 전혀 담기지 않은 사과에 국민들은 29일 첫 ‘퇴진 촛불’로 맞섰습니다. 급하게 제안된 촛불문화제였음에도 전국에서 무려 10만 명의 시민이 함께했습니다.발등에 불이 떨어진 대통령은 다시 11월 4일 ‘2차 대국민사과’에 나섰습니다. 그러나 대통령이라는 공적 책임과 의무를 여전히 전혀 깨닫지도 못하고 그저
방송 프로그램 하나가 순식간에 뜨거운 이슈로 떠올랐습니다. 시청률 30%를 넘긴 인기 드라마도, 톱 스타들이 나오는 예능 프로그램도 아닌 한 시사프로그램이 그 주인공입니다. 10월 22일 토요일 밤 11시에 방송된 SBS의 1049회 ‘살수차 9호의 미스터리 - 백남기 농민 사망사건의 진실’이 방송 후에도 뜨거운 반향을 일으키며 회자되고 있습니다.경찰의 물대포를 맞아 쓰러진 백남기 농민이 사망한 것은 지난 9월 25일이었습니다. 그로부터 한 달간 대한민국은 또 다시 그 참담한 민낯을 낱낱이 드러냈습니다. 대통령은 물론 경찰총수조차 사과 한마디는커녕 오히려 관련자들을 줄줄이 승진시켰습니다. 그러더니 사망하고 나자마자 득달같이 장례식장을 경찰로 에워쌌고 사인이 이미 명확히 밝혀진 죽음에
최근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서 ‘그런데_최순실은?’이라는 해시태그 붙이기 운동이 많은 관심과 공감을 얻으며 급속도로 퍼지고 있습니다.‘해시태그(hashtag)’란, 게시물에 일종의 꼬리표를 다는 것입니다. 특정 단어나 문구 앞에 해시(#)를 붙여 연관된 정보를 한 데 묶는다(tag)고 해서 ‘해시태그’라는 이름이 붙었습니다. 즉, 같은 꼬리표를 단 게시물을 한꺼번에 찾아볼 수 있는 기능이죠.처음에는 관련 정보를 묶는 정도의 기능으로만 쓰였다가 지금은 검색, 광고 등 상업적 수단에서, 같은 의사를 광범위하게 표현하는 정치적 도구로까지 널리 사용되고 있습니다. 흔히 ‘아랍의 봄, 녹색혁명’이라 불렸던 중동의 민주화 운동에서도 이 작은 ‘해시태그’가 굉장히 중요한 소통, 연락수단으로 사용되었습니다.
2016년 9월 25일은, 저에게 무척 긴 하루였습니다.칠순을 맞은 어머님의 생신잔치를 위해 오전에 음식점을 보러 다녔습니다. ‘100세 인생’이라는 노래가 선풍적인 인기를 끄는 시대, 여전히 젊고 고우신 어머님께 추억이 될 만한 칠순잔치를 안겨드리기 위해 즐거운 고민을 하며 오전을 보냈습니다.그리고 점심이 지난 시간, 속보와 문자가 휴대폰으로 쏟아져 들어왔습니다. 백남기 어르신께서 운명하셨다는 소식이었습니다. 백남기 어르신은 작년 11월 14일 민중총궐기에 참석하셨다가 경찰이 정면으로 겨눈 물대포에 두개골이 함몰된 채 무려 317일을 의식불명 상태로 사경을 헤매고 계셨습니다.경찰버스가 겹겹이 둘러싸고 시민의 출입마저 통제하고 있던 서울대학병원 장례식장으로 향했습니다. 운명하신 그 전날이 바로
지난 4월, 국회의원 선거 때의 일입니다. 아침 일찍 야유회를 떠나시는 마을 주민들께 인사를 드리러 갔습니다. 명함도 드리고 악수를 하는데 유독 한 분께서 야멸차게 제 손을 뿌리쳤습니다. 지지하는 정당과 후보가 따로 있더라도 후보자와 악수하는 것마저 거부하는 경우는 흔한 일은 아닙니다.그분께 이유를 정중하게 여쭸더니 바로 제 가슴에 달려 있는 세월호 노란리본 배지가 마음에 안 드셨다고 합니다. 사고가 일어난 지 벌써 2년이 다 되어가는데 아직도 세월호 이야기를 하는 사람들은, 그 가족들을 포함하여 필시 다른 꿍꿍이가 있는 것 아니냐며 이제는 그만 하자고 소리 높여 비난했습니다.마음이 몹시 아팠습니다.그로부터 다시 5개월이 지난 엊그제 9월 2일, 세월호 참사 진상규명을 위한 특별조사위원회의 3차
‘2016 리우 올림픽’이 장장 17일간 대장정의 막을 내렸습니다. 206개국 1만 9백여 명의 세계 정상급 선수들이 자웅을 겨루는 무대인 만큼 많은 이야기들이 쏟아져 나왔는데, 그 중에서도 우리 국민들에게 신선한 충격(?)을 안겨주었던 소식은 바로 미국 대표팀 선수들의 ‘직업’과 관련한 기사였습니다.펜싱 플뢰레 남자단체전 동메달리스트인 미국의 게릭 마인하트 선수는 컨설팅 회사에서 일하는 애널리스트라고 합니다. 경영학 석사 학위(MBA)까지 갖고 있고 평소에는 새벽 5시에 일어나 훈련하고 출근하는데, 올림픽을 앞두고는 회사의 양해를 얻어 전화상담만으로 일을 하면서 준비했다고 합니다.위 선수뿐 아니라 미국 대표팀 선수들의 직업은 매우 다양합니다. 온라인 숍을 운영하는 메이크업 아티스트인 포환던지기 선수
지난 5일 화성시의회는 제155회 임시회를 열어 부의장과 4개 상임위원장을 선출하고 제7대 후반기 원 구성을 마쳤습니다. 6월 임시회에서 후반기 의장을 선출한 이후 무려 한 달이 넘도록, 3차례의 임시회 동안 10번이 넘는 본회의 끝에 가까스로 원 구성에 성공(?)한 셈입니다.그런데, 그렇게 선출된 의장, 부의장, 4개 상임위원장이 모두 더불어민주당 소속의 의원들입니다. 비례대표의원 2명을 포함하여 모두 18명에 이르는 화성시의원들이 모두 더민주 소속인 걸까요? 63만 화성시민의 뜻을 대변한다는 화성시의회에 대체 무슨 일이 있었던 것일까요?이런 파행은 처음이 아닙니다.당선 직후인 2014년 전반기 원 구성 때도 똑같았습니다. 당시 선거 결과, 화성시의회는 새누리당 소속 9명, 더민주 소속 9명으로
대한민국 공식 의전서열 5위인 국무총리가 화가 난 시민들에게 물병과 계란 세례를 받았습니다. 그것도 현 정권에 대한 지지가 가장 공고하다는 대구·경북지역 성주군에서 일어난 일입니다. 결국 시민들의 거센 항의에 직면한 총리는 일가족이 타고 있던 시민의 승용차를 들이받고 도주해야 했습니다. 이른바 ‘사드(THAAD,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배치’를 둘러싸고 일어난 일입니다.온통 ‘사드 논란’으로 시끄럽습니다. 우리나라에 ‘사드’가 정말 필요한지, 중국과 러시아는 왜 이토록 펄쩍 뛰면서 완강하게 반대하는지, 실제로 ‘사드’가 평화를 지켜줄지 아니면 한반도를 둘러싼 긴장만 더 고조될지, ‘사드’라는 무기는 아직도 완성된 것이 아니라는데 진짜로 그런지, 지역 주민들에게도 극심한 피해를 입힌다는데 어느 정도인지 등등
‘최저임금’ 관련한 논란이 뜨겁습니다. 매년 이맘때마다, 정확하게는 6월이 넘어갈 때마다 최저임금이 사회적으로 이슈가 되는 이유가 무엇일까요? 그것은 바로, 다음해의 최저임금을 결정하는 방식과 관련이 있습니다.최저임금법에 따르면, 매년 3월 31일 고용노동부 장관이 최저임금위원회에 최저임금 심의를 요청합니다. 그리고 위원회는 90일 이내 고시안을 장관에게 제출하도록 되어 있습니다. 올해의 경우 그 법정시한이 바로 6월 28일이었기 때문에 이 시기를 경과하면서 사회적으로 논란이 뜨거워지는 것입니다. 매번 법정시한을 밥 먹듯이 넘기는 것도 문제지만, 일단 장관 고시일인 8월 5일의 20일 전까지만 합의안을 도출하면 법적인 효력을 갖게 됩니다. 즉, 실질적인 마지노선인 7월 16일까지는 무조건 협상안을 내놓아